"신체 80% 끔찍한 화상"… 우간다 마라토너, 남친 방화로 숨져

2024 파리올림픽에도 출전한 우간다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레베카 셉테게이가 남자친구의 방화로 심한 화상을 입고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사진은 셉테게이의 모습. /사진=로이터

남자친구가 몸에 불을 질러 신체 80%에 화상을 입은 마라톤 선수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일(현지시각) AFP에 따르면 케냐 서부 엘도렛시 모이종합병원은 우간다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 레베카 셉테게이(33)가 이날 오전 5시30분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남자친구가 셉테게이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몸에 불을 질러 벌어진 참사다.

키마니 음부과 모이종합병원 중환자실 관계자는 "셉테게이가 신체 대부분에 화상을 입었다"며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졌다"며 사인을 전했다.

지난 1일 남자친구 딕슨 은디에마 마랑가흐는 우간다 국경 근처 엔데베스에 있는 셉테게이 집에 침입했다. 이후 그는 셉테게이에게 휘발유를 들이붓고 불을 질렀다. 셉테게이가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44위를 기록한 지 불과 3주 만이다.

당시 셉테게이의 두 어린 자녀들이 방화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랑가흐 역시 자신이 지른 불에 심각한 화상을 입어 여전히 치료 중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깊은 분노와 슬픔'을 표했다. 케냐 올림픽 위원회는 "셉테게이의 재능과 인내심은 언제나 기억되고 기념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2022년 유엔 통계에 따르면 케냐에서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은 725건으로 지난해 케냐 통계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34%가 15세 이후 신체적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찬우 기자 threeyu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