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유일 대만 수교국 에스와티니…중국 물량 공세에도 남은 이유는?

박은하 기자 2024. 9. 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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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와티니 국왕 음스타파 3세가 2013년 9월 UN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게티이미지

중국이 수교를 맺은 아프리카 국가에 향후 3년간 약 67조원(3600억위안)의 금융지원을 약속한 가운데 유일하게 대만 수교국으로 남은 에스와티니가 역설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에스와티니는 유엔 회원국 기준 아프리카 54개국 중 유일하게 이번 포럼에 불참했다. 에스와티니는 현재 12개국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이다. 에스와티니는 1968년 대만과 수교한 뒤 줄곧 대만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스와티니의 공식 명칭은 에스와티니 왕국이다. 옛 이름은 스와질란드 왕국으로 2018년 독립 50주년을 기념해 기존 영문 국호를 현지 스와티어로 바꿨다. 아프리카 유일한 왕정국가이다. 국왕 음스와티 3세가 1986년부터 다스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사이에 있는 내륙국으로, 영토는 경기도 면적과 비슷하며 인구는 120만명가량이다.

에스와티니까지 대만과 단교하면 아프리카 대륙 전체가 ‘중국의 편’이라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에스와티니와의 수교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에스와티니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2018년 5월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자 중국은 “에스와티니와도 수교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스와티니는 “의사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에스와티니는 지난 5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에도 사절단을 파견했다. 차이잉원 전 총통은 2018년과 2023년 두 차례 에스와티니를 방문했으며, 음스와티3세는 17번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은 에스와티니가 발전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강조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에스와티니와 소위 대만 당국의 관계는 그 나라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에스와티니가 역사의 흐름을 따라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에스와티니는 중국식 발전 모델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에스와티니는 정당을 금지하고 민주주의 활동가를 탄압해 비판받고 있다. 국왕 개인의 부패, 에이즈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내전·테러 등에 시달리는 국가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다.

에스와티니의 주력 산업은 설탕과 코카콜라 원료가 되는 농축액 수출과 잘 보전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이다. 트레킹과 마상(馬上) 사파리 투어 등이 유명하다. 광물자원 개발을 발전 전략으로 삼고 있지 않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에 따르면 수입의 65%, 수출의 75%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의존한다. 중국은 수입국 가운데 2위를 차지하지만 에스와티니가 경제적으로 눈치를 볼 상황은 아니다.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부채 문제 상황도 에스와티니에 경각심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에스와티니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40%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약 60%이다.

에스와티니의 재무장관은 지난 5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국에 대한 대만의 지원이 주로 보조금 형태로 이뤄졌다면서 “우리와 대만의 관계는 지난 10년간 진정 성공을 거뒀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대만은 에스와티니의 농촌 전력보급, 의료, 교육, 인프라 구축 등을 지원하며 에스와티니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21년 에스와티니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후 대만은 재건 자금으로 2290만달러를 제공했다.


☞ 중, 아프리카와 관계 격상…“3년 동안 67조원 금융지원”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409052201035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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