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염료로 투명 쥐 만들었다… 종양과 혈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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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영국의 과학소설(SF)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1897년 '투명인간'을 발표했다.
소설은 한 과학자가 신체가 투명해지는 약물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일반적인 식용 염료를 크림처럼 발라 피부나 근육, 결합 조직이 일시적으로 투명해졌다"고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식용 염료 중 하나인 타트라진(타르트라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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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영국의 과학소설(SF)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는 1897년 ‘투명인간’을 발표했다. 소설은 한 과학자가 신체가 투명해지는 약물을 개발하는 내용을 담았다. 소설의 상상력이 현실로 구현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일반적인 식용 염료를 크림처럼 발라 피부나 근육, 결합 조직이 일시적으로 투명해졌다”고 6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식용 염료 중 하나인 타트라진(타르트라진)을 사용했다. 타트라진은 과자나 음료와 같은 제품에 사용되는 노란색 염료다. 먼저 타트라진을 물에 녹여 닭가슴살에 바르자 조직이 투명해져 내부 구조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빛이 피부에 닿으면 조직이 빛을 산란시켜 눈에 불투명하게 보인다. 산란 효과는 물이나 지질과 같은 다양한 조직 성분에서 각각 빛이 꺾이는 정도인 ‘굴절률’이 달라 일어난다. 연구진은 타트라진이 조직 내부 물질의 굴절률을 맞춰 빛 산란을 줄여, 결과적으로 조직이 투명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쥐의 복부에 타트라진 염료를 발라 피부 3㎜ 아래의 간과 장, 방광을 눈으로 확인했다. 쥐의 두피와 뒷다리에도 염료를 발라 뇌의 혈관과 혈류, 근육 섬유의 미세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찰이 끝난 뒤 염료를 씻어내면 피부가 원래 색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신체 내부를 보는 기술들이 다양하게 개발됐다. 컴퓨터단층촬영(CT)부터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현미경 등이다. 일부 방사선 노출과 같은 부작용도 있어 원래 몸이 투명한 물고기가 암 연구에 활용되기도 한다.
이번 투명 염료는 부작용이 없었다. 염료를 바르고 씻어내는 동안 쥐의 심혈관이나 호흡계에는 변화가 없었다. 염료가 쥐의 피부에 미치는 영향도 없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생쥐의 내부 장기를 볼 수 있는 최초의 비침습적 접근법”이라며 불투명한 물질에 타트라진을 녹일수록 더 투명해졌다”고 설명했다.
논문 교신 저자인 구오송 홍(Guosong Hong) 스탠퍼드대 재료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물에게만 적용됐지만,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면 다양한 생물학적, 진단적, 미용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인체를 관찰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술 없이 종양을 살펴 진단하거나, 채혈 시 정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연구진은 미세 바늘 패치나 주사를 사용해 염료를 깊숙이 주입하면 심부 종양도 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앞으로 피부 아래에 염료를 주입하는 것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타트라진과 같은 효과가 있는 염료를 더 찾을 계획이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생명과학과의 크리스토퍼 롤런즈(Christopher Rowlands) 교수는 이날 사이언스에 실린 논평 논문에서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 방법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며 “현대 영상 기술과 결합하면 과학자들이 실험용 생쥐의 뇌 전체를 영상화하거나 수㎝ 아래의 종양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m6869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126/science.adr7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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