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삼성·애플에 미안”…중국 아너, 초슬림 폴더블폰으로 도발
‘업계 최고의.’(Industry-leading)
5일(현지시각) 독일 가전전시회(IFA)에서 열린 중국 전자회사 아너의 신제품 발표 행사. 수십초마다 내용이 바뀌는 발표 화면에 거의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한 표현이 있다. 바로 ‘업계 최고’라는 문구다. 무대 위에 오른 조지 자오 최고경영자(CEO)가 “애플 아이폰보다 튼튼하다”거나 “삼성 갤럭시보다 얇다”고 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취재진 등 수백명이 착석한 가운데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한 인원 100명 가까이도 1시간 내내 서서 발표를 지켜봤다.
남다른 취재 열기 속에서 아너가 발표한 신작은 “세상에서 가장 얇다”는 폴더블폰 ‘매직V3’. 지난 7월 중국에서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 전세계로 범위를 확대하는 제품이다. 접었을 때 두께가 9.2㎜로 전작(9.9㎜)보다 얇고,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갤럭시Z폴드6(12.1㎜)와는 3㎜ 가까이 차이가 난다. 폰이 접히는 부분에 미세한 글씨로 “(더 두꺼운 폰을 산) 삼성전자 고객에겐 미안하다”는 사과문을 새겨놔 화제가 된 바 있다.
자오는 이날도 “(삼성전자 덕에) 12개월 넘게 (가장 얇은) 챔피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며 화제 몰이를 이어갔다. 지난해 가전전시회(IFA)에서 삼성을 언급한 데 이어 다시금 도발에 나선 셈이다.
올해 달라진 건 도발 대상이 삼성 폴더블폰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어떤 바(bar)형 폰에도 뒤지지 않는 폴더블폰입니다.” 자오는 매직V3의 무게가 226g로 고사양 바형 폰인 아이폰15 프로 맥스(221g)와 비슷하고, 접은 상태로 쓰면 바형 폰과 디자인상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배터리는 아이폰 15 프로 맥스보다 50%가량 더 오래간다고도 했다. “보통 폴더플폰은 두께나 무게 등에 있어서 바형 폰과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의 기술과 혁신으로 그 사고방식을 바꿔주겠다”는 말에서 자신감이 보였다.
‘빠른 추격’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드러냈다. 경쟁사 제품에 없던 디자인이나 기능을 소개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했다. 매직V3의 인공지능을 이용한 쇼핑 사례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 본 신발 사진을 이베이 아이콘 위에 드래그하면, 바로 이베이에서 찾은 유사 제품 목록이 뜨는 식이다. 이용자가 직접 사진을 저장해 웹에 검색해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날 매직V3와 함께 전세계에 출시한 노트북 ‘매직북 아트14’은 자석이 달린 탈부착 카메라를 도입했다. 2.2㎜에 불과한 베젤을 카메라로 인한 간섭 없이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시도다. 그가 카메라로 ‘셀피’를 찍자 객석에서는 다시금 환호성이 나왔다.
약점으로 꼽혀온 내구성 논란은 정면으로 다뤘다. 아너의 전작 매직V2는 얇지만 일정 횟수 이상 접으면 화면이 손상되는 등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자오는 “(아너 제품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걸로 안다”며 매직V3를 세탁기에 돌리는 영상을 공개했다. 세탁기에 15분 돌린 뒤에도 멀쩡했다는 게 요지다. 그는 만 번 접어본 뒤 매직V3의 주름 깊이가 78㎛에 불과했다며 “갤럭시Z폴드6(217㎛)와 비교해 보라”고도 했다. 무대 위에서 매직V3를 바닥에 던져 보인 건 덤이다.
아너의 자신감은 판매 실적으로 이어질까. 시장에서는 아너가 이제껏 보여온 무서운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를 보면, 아너는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서유럽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폴더블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아너의 올해 2분기 전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매직V2에 힘입어 1년 전보다 455% 불어난 결과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은 3분기에 새로운 갤럭시Z6 시리즈를 출시한 만큼 글로벌 선두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경쟁 심화로 인해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너의 매직V3 가격은 전작과 같은 1999유로(약 300만원)로 갤럭시Z폴드6와 비슷한 수준이다.
베를린/이재연 기자 ja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대통령실 “의대정원 제로베이스 논의 가능”
- 윤 대통령 부정평가 67%....‘의대 증원 갈등’ 첫손 꼽혀
- 윤 대통령, 안창호 인권위원장·김용현 국방부 장관 임명 강행
- “한국 축구 사망”…팔레스타인전 무승부에 들끓는 여론
- 대통령실 이전 ‘특혜 계약’ 확인…감사원 “위법사항 다수 적발”
- ‘환자 스스로 경증·중증 구분하라니’…연휴 앞둔 시민들 혼란
- 박찬대 “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 만드는 주변세력 있는 듯”
- ‘명품백 김건희 기소?’…최 목사 뺀 채 오늘 ‘반쪽’ 수심위 개최
- “79년 만에 우키시마호 명부뿐 아니라 일본 사죄까지 받아야”
- 푸틴, 해리스 공개 지지…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