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실종된 아들 찾던 아버지 사망…일 언론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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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야마토 아키라(당시 22살)가 실종된 것은 일본 구마모토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2016년 4월16일이었다.
구마모토 가쿠엔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키라가 타고 있던 노란색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진 영향으로 붕괴된 아소대교 현장 근처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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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야마토 아키라(당시 22살)가 실종된 것은 일본 구마모토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2016년 4월16일이었다. 구마모토 가쿠엔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키라가 타고 있던 노란색 하이브리드 차량이 지진 영향으로 붕괴된 아소대교 현장 근처에서 사라졌다.
일본 정부가 꾸린 구조대가 사고 지역 인근을 뒤졌지만 아키라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군·경, 소방 등으로 꾸려진 구조대는 사고 발생 보름여가 지난 5월1일 결국 수색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키라를 포기할 수 없었다. 정부 구조대가 수색 종료를 선언한 지 이틀 만에 아키라의 부모와 형이 직접 수색활동을 시작했다. 차량과 함께 다리 아래 계곡으로 떨어진 아들의 흔적을 찾는 기약없는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사고 발생 100여일, 가족들의 자력 수색이 시작된 지 80여일 만에 기적이 일어났다. 붕괴된 다리에서 약 400m 떨어진 계속 하류에서 아키라가 탔던 차량이 발견된 것이다. 당시 기사를 보면, 아버지 타쿠야씨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아들의 차량이 발견됐던 날, 현내 산악회원들 6명과 우리 가족, 아키라의 친구들과 함께 모두 20명이 사고 현장 인근에 들어갔습니다. 구명줄을 매고 18m 절벽을 내려온 다음 밧줄로 강을 건너야 하는 곳으로 수색 자체가 힘든 일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채 절벽을 올라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됐는데, 그 중 한명이 더 깊은 계곡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오더니 “노란 차가 있었어요!”라며 소리를 쳤고, 현장에 가보니 바위에 둘러싸인 채 물 위에 떠 있는 아들의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주검을 수습한 직후 타쿠야씨는 “지금은 그냥 편히 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6일 당시 정부 구조대가 구조를 포기한 아들을 4개월여에 걸쳐 가족, 지역주민과 힘을 합쳐 찾아낸 뒤 주검을 수습했던 타쿠야씨가 지난 4일 66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타쿠야씨는 올해도 아들의 기일이던 4월16일, 지진 본진이 발생했던 시각인 오전 1시25분께 현장을 찾아 숨진 아들을 추모하고 왔다. 당시 타쿠야씨는 엔에이치케이(NHK) 방송과 인터뷰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 상황을 우리도 느끼면서 아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왔다”며 “8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진다. 아들이 항상 곁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병으로 요양 중이던 타쿠야씨는 구마모토현 내 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쿠야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5일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8년 전 구마모토 지진으로 다리 붕괴에 휘말려 실종된 대학생 아들의 수색에 직접 나서서 주검을 발견했던 타쿠야씨는 해마다 아들의 기일인 4월16일 아소대교 근처 사고 현장을 찾았고, 올해도 같은 곳을 찾아 꽃을 바치고 왔다”고 전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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