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자녀 앞, 엄마 몸에 불지른 남친…전신화상 女마라토너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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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신체의 80%에 화상을 입었던 우간다의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AFP에 따르면 케냐 서부 엘도렛시의 모이종합병원은 마라톤 선수 레베카 셉테게이(33)가 5일(현지시간) 오전 5시 30분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키마니 음부과 모이종합병원 중환자실 책임자는 "셉테게이는 신체 대부분에 화상을 입었다"며 부상이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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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교제 폭력 실태 드러나…파리올림픽 조직위 "깊은 분노"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남자친구가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신체의 80%에 화상을 입었던 우간다의 국가대표 마라톤 선수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활동가들은 동아프리카에서 교제 살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에 따르면 케냐 서부 엘도렛시의 모이종합병원은 마라톤 선수 레베카 셉테게이(33)가 5일(현지시간) 오전 5시 30분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키마니 음부과 모이종합병원 중환자실 책임자는 "셉테게이는 신체 대부분에 화상을 입었다"며 부상이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셉테게이의 남자친구 딕슨 은디에마 마랑가흐는 우간다 국경근처 엔데베스에 있 있는 셉테게이의 집에 침입했다. 마랑가흐는 셉테게이에게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렀다. 셉테게이가 파리올림픽 여자 마라톤에서 44위를 기록한 지 불과 3주 만의 일이다.
케냐 현지 언론에 따르면 9세, 11세인 셉테게이의 자녀들이 방화 현장을 목격했다. 마랑가흐 역시 자신의 방화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며, 여전히 치료 중이다.
자넷 무세베니 우간다 영부인 겸 교육부 장관은 "우리의 딸 레베카 셉테게이의 가정폭력에 의한 비극적인 사망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X에 게시했다.
킵첨바 무르코멘 케냐 체육부 장관은 이 사건이 '젠더 폭력'에 맞서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는 "깊은 분노와 슬픔"을 표명했고, 케냐 올림픽 위원회는 "레베카의 재능과 인내는 언제나 기억되고 기념될 것"이라고 셉테게이를 추모했다.
케냐의 여성 운동 선수가 교제폭력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10월엔 10km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아그네스 티롭(25)이 남편에 의해 살해당하기도 했다.
최근 유엔 통계에 따르면 케냐에서 2022년에만 725건의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케냐 통계청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34%가 15세 이후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롭의 죽음 이후 젠더 폭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 티롭스 엔젤스가 창립됐다. 조안 첼리모 티롭스 엔젤스 공동 창립자 겸 운동선수는 셉테게이에 대한 공격에 "깊은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이 무분별한 폭력은 끝나야 한다"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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