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한투·웰컴저축銀 흑자에도 건전성 ‘흔들’… 업계 압박하는 당국

IT조선 한재희 기자 2024. 9. 6. 10:2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체율, 페퍼·상상인 13%대 급등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실적이 엇갈린 가운데 흑자를 기록한 저축은행도 연체율 악화는 막지 못했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자 금융당국은 관리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현장검사 등을 통한 적기시정조치는 물론 금융회사의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완화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 /IT조선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상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 상상인‧OSB)의 당기순손실은 309억원이다. 작년 상반기 245억원 적자에서 그 폭이 확대됐다. 상반기 실적으로 보면 적자폭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290억원 적자에서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672억원으로 집계됐다.

10개사 가운데 순이익을 낸 곳은 SBI‧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등 4곳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한 SBI저축은행은 225억원을 벌어들이며 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2분기(68억원)와 비교했을 때 순이익 폭도 크게 늘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경우 1,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만 따졌을 때 네 번째로 많다.

이는 OK저축은행이 2분기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2016년 4분기 이후 7년 6개월 만에 적자전환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3억원으로 작년(535억원) 대비 급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흑자기조를 이어갔지만 작년 2분기 보다 85% 쪼그라든 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했다 하더라도 건전성은 모두 악화했다. 적자폭을 키운 저축은행은 물론 순이익을 기록한 저축은행 4개사도 연체율 악화는 막지 못했다. 가계와 기업대출 모두 부실이 커진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 등이 영향을 미쳐서다.

올 2분기 기준 연체율을 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이 13.58%로 가장 높았고 페퍼저축은행이 13.07%를 기록했다. OBS저축은행 역시 10.31%로 두 자릿수 연체율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9.76%로 10%에 육박한 연체율을 기록했고 웰컴저축은행 역시 연체율이 8%를 넘어섰다. 이들은 각각 지난해 2분기 기준 10.88%, 6.05%, 8.72%, 6.69%, 4.64%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7%포인트 이상 늘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 역시 모두 악화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이 20.43%로 가장 높았다. 페퍼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9.15%로 전년 동기 대비 11.82%포인트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5.44%포인트 오른 13.03%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 역시 11.99%로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 이상 뛰었다.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성도 악화하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옥석 가리기’에 본격 돌입하는 모습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권고 기준에 미달한 저축은행 4곳에 대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고 자본조달계획을 요구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 가운데 BIS 비율 권고 기준인 11%를 밑도는 곳은 상상인·상상인플러스·바로저축은행이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적기시정조치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기시정조치는 권고, 요구, 명령으로 구분되고 부실채권 처분, 자본금 증액, 배당 제한 등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아울러 출구전략으로써 M&A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M&A시장에 나와있는 저축은행 외에 중소저축은행 중심으로 M&A 니즈가 더 있다고 보는 셈이다.

다만 자산 축소, 연체율 심화, 수익성 악화 등에 시달리는 저축은행을 떠안을 매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간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M&A를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IT조선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