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형 택하고 갈아타라”… 2단계 스트레스 DSR에 셈법 복잡해진 주담대

김수정 기자 2024. 9. 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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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리 낮고 한도 큰 주기형 유리
5대銀 주기형, 변동형보다 0.84%P 낮아
한도 감소율도 주기형-변동형 9%P 차이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되는 3년 후 갈아타기
그래픽=손민균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에 제동을 걸기 위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시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줄었다. 이 때문에 신규 주담대를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한도가 크고 금리가 낮은 주기형 금리를 선택한 후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지는 3년 후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6~6.67%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전인 7월 1일(3.67~6.62%)과 비교하면 하단이 0.89%포인트, 상단이 0.05%포인트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주기형 주담대 금리도 연 2.94~5.76%에서 연 3.72~6.12%로 뛰었다.

주담대는 금리 적용 방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6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형과 5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주기형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5년간 금리가 고정되고 이후 변동형으로 전환돼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고정형(혼합형) 상품도 있었으나 금리 변동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주기형 상품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고정형 상품을 아예 취급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데는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두 달 동안 5대 시중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횟수만 22차례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여기에는 금융 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에 사실상 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위적 인상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은행은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됐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계산할 때 금리 변동성까지 고려해 대출 한도를 줄인 제도다. 이달부터 스트레스 DSR 산정 시 ▲변동형 0.75%포인트(수도권 1.2%포인트) ▲고정형 0.45%포인트(수도권 0.72%포인트) ▲주기형 0.23%포인트(수도권 0.36%포인트)가 붙는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관련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트레스 금리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중요한데,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주기형 주담대가 가장 유리하다고 말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기형 주담대는 스트레스 금리가 낮아 한도가 가장 많이 나오고, 금리도 변동형보다 주기형이 낮은 상황이다”라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변동형 금리보다 하단이 0.84%포인트, 상단이 0.55%포인트 낮다.

한도 감소율을 살펴보면 주기형과 변동형은 최대 9%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가령 연봉 6000만원의 수도권 직장인이 연 4.5% 금리로 40년 만기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주기형으로 받으면 4억22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변동형으로 받으면 3억7700만원까지만 나온다.

다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만큼 주기형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5년 이상 고정되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금리가 낮은 주기형 주담대를 일단 선택한 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될 때 갈아탈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통상 대출 실행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진다. 또 변동형에서 고정형이나 주기형으로 갈아타는 경우에는 3년 이내라도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갈아탈 수 있다.

아울러 쓰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이 있다면 정리하는 편이 낫다.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갚아야 할 신용대출로 간주돼 DSR 산정 시 한도의 5분의 1이 연 상환 금액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을 최대한 받고자 한다면 주기형을 선택하고 DSR 계산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 등 기존 대출을 정리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며 “대출 한도에 여유가 있는 경우라면 금리 전망과 대출 기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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