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날아갑니다”… 대주주 락업 해제됐는데 개미 몰리며 거래량 30배 폭증한 ‘이 종목’
지난달 대주주 지분 보호예수 끝나
일부 세력, SNS서 호재 있다며 투자자 유인
거래소, 단기과열종목 지정예고 나서
코스닥 상장사 좋은사람들의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3일 하루에만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0배 넘게 폭증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4~5일 주가는 소폭 내렸지만, 투자자들은 3일의 ‘이상 급등’이 재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좋은사람들은 2021년 감사의견 거절로 매매거래가 정지됐다가 올해 7월 말 거래 재개됐다. 지난달 말부터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좋은사람들 주식 매수를 추천하는 영상들이 잇달아 게시됐다. 그러나 좋은사람들은 대주주의 의무 보호예수가 최근 끝났고, 실제로 일부 대주주는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신규 진입하는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좋은사람들은 이달 3일 전 거래일 대비 9.58% 오른 8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25% 넘게 오르기도 했다. 지난 7월 25일 거래 재개 후 주가는 1797원에서 이달 2일(731원)까지 60% 가까이 빠졌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가가 급반등한 것이다. 상승 폭은 거래 재개 이후 가장 컸다.
급등 직전 일 거래량은 28만4667주에 불과했으나, 3일 거래량은 812만8702주로 급증했다. 일 거래대금 또한 2억800만원에서 68억7471만원으로 30배 이상 늘었다. 이후 4~5일은 주가가 3%가량 떨어지긴 했지만, 이틀 간의 거래량과 거래대금 또한 급등 전날보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좋은사람들은 1993년 개그맨 주병진씨가 설립한 회사로 이름이 알려졌다. 보디가드, 섹시쿠키, 예스, 리바이스, 퍼스트올로 등 속옷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수차례 경영권이 바뀌며 부침을 겪었다. 2019년 3월 이종현 전 대표가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을 잡은 뒤 횡령·배임, 실적 악화 등이 겹치며 2021년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좋은사람들은 같은 해 5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2022년 10월 세코그룹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세코그룹은 우리인터넥스, 인베스터유나이티드, 파인우드PE 등으로 구성된 우리파인우드 컨소시엄을 통해 36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1.57%를 취득했다. 이후 경영 정상화에 나서 올해 7월 25일 거래가 재개됐다.
기업이 좋아지는 단계에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투자자들이 인지해야 하는 것은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다. 지난달 25일 파인우드1호조합과 온누리투자조합의 보유 주식 2200만주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됐다.이는 전체 주식의 22.69%에 해당한다. 두 조합은 좋은사람들이 기업회생에 들어갔을 당시 1주당 500원에 주식을 샀다.
좋은사람들은 지난 8월 1일 ‘최대주주등 보유주식의 자발적 의무보유시행’이라는 공시를 냈다. 이 공시만 본 투자자들은 최대주주의 주식 매각 리스크가 아예 사라졌다고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인터넥스, 인베스터유나이티드, 파인우드PE의 지분만 책임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2027년 7월 24일까지 자발적 의무보유를 신청했다. 반면 파인우드1호조합과 온누리투자조합은 개인조합이기 때문에 의무보유 대상이 아니다.
온누리투자조합은 8월 26~30일 조합원 현물분배를 위해 일부인 69만9898주를 매도했고, 파인우드1호조합도 8월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53만9103주를 장내 매도했다. 파인우드는 지분 매각으로 약 1억60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아직 두 조합의 주식이 2076만주 남은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 우려는 여전하다.
소송으로 인한 재무 리스크도 남아있다. 올해 상반기 감사를 진행한 신한회계법인은 반기보고서 검토의견으로 “좋은사람들은 현재 110억원의 대여금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며 “소송의 결과로 부담할 수 있는 의무에 대한 아무런 부채도 재무제표에 계상되지 않았다”고 기재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좋은사람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억원이다. 만약 패소한다면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튜브 등 일부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좋은사람들 매수를 추천하는 게시물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좋은사람들이 2016년까지 개성공단에서 상품을 생산했다는 점을 이용해 대북 수혜 정보가 있다는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
다만 좋은사람들의 실적이 회복세고,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투자조합이 당장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좋은사람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13억원을 내며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부채 비율도 2021년 말 153.42%에서 올해 6월 말 45.12%로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커진 만큼 좋은사람들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좋은사람들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예고했다. 9월 20일까지 지정요건을 충족하면 단기과열종목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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