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 통해 내가 어떤 투수인지 보여준 것 같아”…KIA 우승청부사, 자기 주도적 피칭 통해 반등 계기 마련하다 [MK인터뷰]
“오늘(5일) 경기를 통해 내 피칭이 무엇이고, 내가 어떤 투수였는지 보여준 것 같다.”
KIA 타이거즈의 우승 청부사 에릭 라우어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라우어는 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 KIA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다만 한국 무대에서의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8월 4경기에 나섰지만, 1승 2패 평균자책점 6.87에 그쳤다. 분명 우승청부사라는 명칭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사령탑은 걱정하지 않았다. 5일 경기 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오늘 라우어는 포수 리드보다는 주로 자신이 던지고 싶은 구종으로 던질 계획이다. 본인도 그러고 싶다는 뜻을 전하더라. 잘 던지고 싶은 의욕이 충만하고 이제 어느 정도 한국 타자들의 성향도 다 파악했다고 본다”면서 “한국 우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몰랐던 느낌이다. 구위는 분명히 괜찮으니 오늘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믿고 지켜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라우어는 초반부터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1회초 김태연(삼진)과 요나단 페라자(유격수 땅볼), 안치홍(2루수 플라이)을 차례로 잠재우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도 노시환(삼진)과 채은성(2루수 플라이), 장진혁(2루수 땅볼)을 모두 돌려세웠다.
3회초에도 호투는 이어졌다. 최재훈(우익수 플라이), 이도윤(투수 번트 아웃), 유로결(2루수 땅볼)을 모두 범타로 정리했다.
첫 실점은 4회초에 나왔다. 김태연, 페라자를 각각 삼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안치홍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여기에서 라우어는 노시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내주며 첫 실점을 떠안았다. 채은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요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이후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라우어는 노시환을 중견수 플라이로 이끌었다. 이어 채은성(3루수 방면 내야 안타)과 장진혁(볼넷)에게 연달아 출루를 허용하자 KIA 벤치는 좌완 곽도규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승계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으며 라우어의 총 자책점은 3점이 됐다.
최종 성적은 6.1이닝 5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 라우어가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연스레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최초. 총 92개의 공을 뿌린 라우어는 패스트볼(41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커터(25구), 슬라이더(17구), 커브(9구)를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아쉽게 승, 패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라우어이지만, KIA가 연장 10회말 서건창의 끝내기 안타로 5-4 승전고를 울리며 팀 승리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라우어는 ”경기 중 내가 가지고 있는 플랜, 구종들을 잘 활용할 수 있었다. 경기적으로 봤을 때는 매우 좋다. 승을 못 거둔 것은 좀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팀이 이길 수 있어 만족한다“며 ”피치컴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투구 사이에 템포 조절도 할 수 있어서 리듬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우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다고. 라우어는 ”경기 전 세웠던 우타자 상대 계획들이 오늘 잘 통했다. 그것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패스트볼을 통해 우타자를 많이 공략하려 했다. 패스트볼을 던지고 나서도 변화구들로 타이밍을 뺏으려 했다. 첫 번째 타순이 돌 때 패스트볼과 커터 위주의 피칭을 했는데, 그 다음 돌 때는 변화구들을 많이 섞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에는 타자에게 끌려가듯이 투구했다 하면, 이번에는 자신감을 가지고 내 공을 던지면서 원하는대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에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라우어는 ”분명히 오늘 호투한 내용이 (앞으로의 일정에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내 피칭이 무엇이고, 내가 어떤 투수였는지 보여준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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