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체 BNPL과 만나 날개 달았어요”… 제조 스타트업 성장 돕는 리체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4. 9. 6.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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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제조 스타트업 론픽, 리체 BNPL 이용해 매출 껑충
유럽 중심 성장하는 BNPL, 할부와 달라 제조 스타트업에 제격
김홍규 리체 대표 “꿈이 미뤄지지 않게 도울것”
백준영 론픽 대표(왼쪽)와 김홍규 리체 대표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리체의 ‘선구매 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을 알게 되면서 현재 매출의 절반이 BNPL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두달간 150%의 성장을 이뤄냈어요.”

스타트업 ‘론픽’은 국내 최초로 ‘로봇’ 기술이 대거 적용된 트레이닝 머신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튼튼하게만 만들면 된다’라는 피트니스 머신에 첨단 공학을 적용함으로써 전문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도 혼자서 안전하게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구를 개발했다. 입소문을 타고 많은 헬스장으로부터 도입, 적용 문의를 받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헬스 머신 기구의 가격은 수백만원대에서 비싼 제품은 수천만 원 등 고가로 거래된다.

고가의 ‘AI 헬스기구’… BNPL로 구매자 빠르게 상승
고가의 제품이다 보니 헬스장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현재 소유하고 있는 기구가 있다면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것에 고민이 깊었다. 판매의 문제였다. 이때 리체를 만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백준영 론픽 대표는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렌털과 같은 방식이 필요했는데, 한 벤처캐피털리스트(VC)로부터 리체의 BNPL 서비스를 추천받았다”라며 “곧바로 리체를 찾아 BNPL 적용을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BNPL 도입은 ‘신의 한 수’였다. BNPL을 이용하면 12~60개월의 분납이 가능한 만큼 헬스장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론픽의 첨단 운동기기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마치 과거 PC방에서 특정한 사양의 GPU를 적용했을 경우 이를 홍보하듯이 론픽의 운동 기기를 확보한 헬스장은 이를 홍보에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BNPL은 론픽과 헬스장 모두에게 시너지 효과를 냈다. 백 대표는 “5월 BNPL을 적용해 3개월 사이 매출은 150% 이상 성장했다”라며 “심지어 하루에 10건 이상의 결제가 이뤄지는 날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BNPL은 현재 론픽의 전체 매출에서 50%를 책임질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백준영 대표는 BNPL 도입 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편의성’을 꼽는다. BNPL 시스템을 적용하면 온라인으로 빠르게 결제가 가능하다. 기존의 렌탈 방식으로 계약하려면 직접 만나 계약서를 날인한 뒤 이를 서로 보관해야 했는데 이러한 번거로운 과정을 모두 제거했다. 김홍규 리체 대표는 “현재 기기가 설치되면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공유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도 시스템에 반영할 예정이다”라며 “온라인 커머스, 오프라인 매장, 제조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편리한 방식으로 물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할부, 렌탈의 혁신” IT 기술 접목된 BNPL
리체가 운영하는 로마드 사이트
BNPL은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후불형 결제 시스템이다. 신용카드 할부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분납 수수료가 신용카드보다 훨씬 낮을 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시 필요한 연회비도 없고 최대 60개월까지 분납이 가능하다. 정산방식이 간소한 만큼 유럽과 미국에서는 BNPL을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유럽의 BNPL 시장 규모는 2192억달러(약 292조원), 5년 뒤 시장 규모는 3543억달러(약 4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리체는 ‘마구마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김홍규 전 넷마블앤파크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이다. 2020년 설립된 리체는 국내 최초로 명품 가구 시장에서 BNPL 모델을 도입했다. 리체가 운영 중인 가구 전자상거래 플랫폼 ‘로마드’에서는 명품 가구를 12~60개월 분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할부’ ‘분납’이라는 키워드로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BNPL은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는 물론 디지털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금융기관과 연동해 ‘렌탈채권’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다양한 핀테크 기술이 적용된다.

리체 “고객과 사업자의 꿈이 미뤄지지 않게 하겠다”
론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리체는 가구뿐 아니라 제조 스타트업이 만든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과 열정 등이 녹아있는 제품이 단지 고가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외면받는 상황을 개선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론픽 외에 농업 자율주행 스타트업 ‘긴트’, AI 농산물 품질 검사 기업 ‘에이오팜’ 등과도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백준영 대표는 “가격이 높은 게 장애물이라 생각했는데, 리체를 통해 고객의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고 우리는 판매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제품은 유지하면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선순환 구조와 함께 혁신 기기가 더 빨리 시장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홍규 대표는 “리체는 BNPL을 이용해 고객과 사업자의 꿈이 나중으로 미뤄지지 않도록 돕고 싶다”라며 “제조 기업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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