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보집에 '김정은과 투샷 10장'…WP "자위행위" 혹평
"文과 한국 관계 발전" 언급…중·일·베트남보다 후순
WP "연방 지원 도서관 사진 가져와"…돈벌이 비판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최근 야심차게 출간한 화보집에서 다른 어떤 해외 지도자보다도 많은 분량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할애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5일(현지시각) 트럼프 후보가 지난 3일 출간한 화보집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를 보면 전체 359쪽 가운데 김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10장에 달한다.
화보집은 2017년 1월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 사진으로 시작해 그간의 정치 행보를 담고 있는데, 다른 어떤 해외 정상보다도 많은 페이지를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드러내는데 사용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추억에도 10장을 할애했지만, 양면 사진을 제외하면 김 위원장보다는 적은 분량이다.
트럼프 후보는 그간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차례 김 위원장을 칭찬하고 친분을 과시했는데, 화보집에도 이러한 애정을 듬뿍 담아낸 모습이다.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 위에서 악수하는 사진,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는 사진과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서 악수하는 사진 등이 포함됐다.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사진 사진 설명에서 김 위원장을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Chairman)'이라고 표현한 점도 눈에 띈다.
통상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트럼프 후보도 평소 "김정은"이라고만 불렀으나, 화보집에는 일종의 존칭을 넣은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경우 그냥 "블라디미르 푸틴"으로 표기했고, 다음 장에는 "푸틴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후보는 "김 위원장은 그의 주민들을 안보와 번영의 영광스러운 새 시대로 이끄는 지도자로 기억될 수 있는 전례없는 기회를 가진다"며 "우리의 전례없는 회담,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간 그 첫번째 회담은 실질적인 변화가 정말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적었다.
이어서는 "김 위원장과 나의 회담은 솔직했고, 직접적이었으며 생산적이었다"면서 "우리는 매우 제한된 시간 내에서도 서로를 아주 잘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김 위원장과 다시 대화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지난 7월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복귀하면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다"며 "김정은도 내가 돌아와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내 생각에 그는 나를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사진 직전에는 한국 정상과의 사진도 수록됐다. 2017년 11월 방한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찍은 3장의 사진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현충원을 참배하는 사진 등이다.
다만 수록 순서는 중국, 일본, 베트남보다 뒤다. 2017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순으로 이뤄져 시계열을 따른 것은 아니다.
트럼프 후보는 문 전 대통령 부부와 청와대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아래 "내게는 그들이 방위비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 중요하기는 했지만, 한국의 대통령 문재인과 함께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발전시켰다"고 적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서 대대적인 한국의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번 대선 기간에도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해주길 바란다"며 향후 인상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후보는 시 주석 부부와의 기념 촬영 설명에서는 "나는 중국과 훌륭한 관계를 맺었고, 시 주석은 호혜적인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고 표현했다. 또한 "언제나 시 주석과 매우 잘지냈다, 그러나 코로나가 정말 그것을 망쳐놨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을 두고는 "부시, 오바마 행정부에서 땅을 점령했고 바이든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체를 가져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나와 있을 때는 무엇도 시도할 수 없었다"며 "블라디미르는 강력한 사람이지만 우리는 서로 이해했고 잘 지냈다"고 했다.
이번 화보집에는 수많은 사상자를 낸 2021년 1월6일 의회폭동 당시 사진도 게재됐다. 트럼프 후보는 "이들은 조작되고 빼앗긴 선거에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온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후보의 화보집은 정가 99달러, 한화로는 약 13만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미국 언론에서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는 '다른 어떤 책도 비교할 수 없다'고 적었는데, 바로 몇달전 성경 복사본을 팔아치운 사람으로서는 놀라운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로 독특한 작품이다. 99달러(배송비 11달러)에 살 수 있어 거저나 다름없다(literally a steal)"며 "수백장의 사진 중 다수는 연방정부 지원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그는 '세이브 아메리카'를 미국 역사상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고 주장하지만, 너무 자위행위적(so onanist)이라 이 책은 정말로 혼자서 즐길 수 있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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