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흙수저 부총리’, 클럽 댄스 논란에 반박···“업무에는 진지”
“내가 뭘 입나, 업무 외 논평 많다”
앤절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44)가 스페인 휴양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나는 내 일에 진지하다”고 5일(현지시간) 반박했다.
이날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레이너 부총리는 지난달 29일 스페인 휴양지 이비사의 나이트클럽 무대에 올라 DJ 옆에서 노래하며 춤췄고, 이를 담은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됐다.
이후 부총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즐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왔다. 보수당 소속 네이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은 “노동당의 최근 발표로 많은 사람이 미래를 걱정하는 때에 부총리가 1999년처럼 파티를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건 잘못된 판단이며 청소년 같다”고 비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 방송에 출연해 “이틀 정도 휴가를 갔다”며 “춤추는 걸 비판할 수는 있지만, 나는 내 일을 진지하게 여긴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늘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한다”며 “누구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내 일을 정말 진지하게 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노동계급이고 춤추기와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며 “나는 전에 오페라에 갔다고 비판받은 적도 있고, 극장에 갔다는 이유로 ‘샴페인 사회주의자’(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회주의자)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업무 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비판을 받는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총선 승리 직후)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 들어간 날, 나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엄청난 순간이었지만, 내가 뭘 입었는지에 대한 논평이 훨씬 더 많았다”고 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내가 하는 일에서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일해 왔다”며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대해 얘기한다”고 했다. 그는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본질에 대해 얘기하자”고 말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나 16세에 출산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등 힘든 성장기를 거쳐 부총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출산 후 다시 공부를 시작해 지방정부에서 돌봄 서비스 업무를 하며 노조 활동을 했으며, 2015년 노동당 소속으로 하원에 입성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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