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원천 차단 할 수 있다”…실리콘벨리 전설적 투자자의 조언
“램프에 지니 가둬둘 수 없듯
딥페이크 규제만으로 한계
동영상 인증하는 장치 필요”
86조원 굴리는 미국 대표 VC
코인베이스·핀터레스트 투자
최근 방한해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의 크리스 딕슨 제너럴파트너는 AI 발전에 따른 과실을 소수의 기업이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구나 웹사이트, 소프트웨어, 회사, 예술을 만들 수 있다는 비전이 퇴색되고 있다”면서 “인터넷이 기로(crossroads)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빅테크가 막대한 AI·데이터 통제권을 지니게 되면서 딥페이크 확산, 개인정보 침해, 시장 독점, 정보 손실 가능성 등 각종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소수가 데이터를 독점하는 형태가 아니라 개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소유하는 새로운 인터넷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바로 지금이 그 시점이라는 게 딕슨 파트너의 생각이다.
a16z는 630억달러(84조 2940억원) 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최대 VC다. a16z의 핵심 인사인 딕슨 파트너는 코인베이스, 긱스타터, 핀터레스트, 스택 오버플로 등에 투자하며 실리콘밸리 투자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포브스가 선정한 ‘미다스 리스트(2022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 최고의 벤처 투자가로 꼽혔다. 그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소유권’이다. 사용자가 인터넷상에서 생산해내는 무수한 데이터는 AI 개발의 핵심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수익은 철저히 소수의 기업이 독점한다는 문제의식이다. 딕슨 파트너는 “지금 우리의 결정이 ‘누가 만들고, 소유하고, 사용할지’ ‘어느 곳에서 혁신이 일어날지’ 등과 같은 인터넷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딕슨 파트너는 “현재 기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는 AI와 블록체인”이라면서 AI의 데이터 독점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역사상 처음으로 소프트웨어에 위반할 수 없는 규칙을 내장한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에 빗댔다. 모든 사람이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장부(블록체인)를 통해 데이터를 분산 저장하고, 소유권을 개인이 가질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블록체인을 통한 인터넷 혁신이 제2의 아이폰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인 ‘스위트 스팟’을 조만간 맞이할 것이라는 게 딕슨 파트너의 예상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와 관련해 그는 “생성 능력이 있는 지니를 램프에 가두어 둘 수 만은 없다”면서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규제를 통한 제한은 이미 AI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기술 기업의 힘만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명 시스템을 언급하며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증명하고 동영상을 인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는 것은 규제를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라도 이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수정할 수 없고, 여러 앱과 미디어에 조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특성상 AI와 사람을 구분하는 신분 증명 수단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AI·크립토·스타트업 생태계의 잠재력에 대해 딕슨 파트너는 “K팝과 같은 문화, 지식재산권(IP) 역량과 기업가정신을 동시에 보유했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a16z의 한국사무소 설립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는 “충분한 계획이 있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딕슨 파트너는 블록체인 기술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a16z 크립토’를 직접 설립해 4개 펀드를 통해 76억 달러(약 10조 1748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중인 크립토 업계 최대 거물이다. 딕슨 파트너는 기술 발전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비전을 제시하는 사상가로 평가받는다. ‘크립토의 철학왕’이 그의 별명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짜증나게 하네”…中시진핑 열받게 하는 아프리카 소국, 어디길래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4년 9월 6일 金(음력 8월 4일) - 매일경제
- “이선균, 협박에 큰 고통”…공갈범에 3억 전달한 지인, 울먹이며 한 말 - 매일경제
- “대학 안 나온 46세 이상 女, 출입 금지”…‘고품질’ 고객만 받겠다는 中수영장 논란 - 매일경
- “100만원 국민연금, 30만원 덜 받는다”…손해연금 신청자 사상 최대로 늘어[언제까지 직장인] -
- “월급없는 매니저 신세다”…송종국과 이혼한 박연수, 여고생 딸 ‘골프 스타’ 만들기 전념 -
- “상견례 앞두고 사고로 양팔 절단, 아내는 내 곁 지켜”…패럴림픽 감동 사연 - 매일경제
- 우리 어머니, 새 무릎 얻겠네”…지긋지긋 관절염과의 작별, 눈앞에 왔다는데 - 매일경제
- 96위인데, 졸전 끝 충격의 무승부…경기 끝나자 김민재가 한 돌발행동 - 매일경제
- “누구보다 괴로운 하루” 항상 밝던 손흥민이 어두웠다...“감독 선임, 우리가 바꿀 수 없는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