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의 왜들 그러시죠?] 민주당·조국혁신당 재보궐 선거 각축…'긍정 효과' 기대
좋은 후보·좋은 정책 내놓는 경쟁 구도 보여주고 있어…이재명 대표 대응 '관건'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10‧16 재보권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경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영광과 곡성 두 곳에서 치러지는 전남 재선거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일찌감치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반윤 정서가 강한 편인 지역 유권자들 입장에서 두 정치세력의 격돌은 두 명의 대한민국 선수가 올림픽 양궁 결승전에 오른 경기를 보는 듯한 미묘한 느낌을 안겨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국 이 같은 지역 유권자들의 심리적 갈등 국면을 양당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이번 재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민주당보다는 몸이 가벼운 조국혁신당이 선제 공격에 나선 형국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29~30일 영광군과 곡성군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메시지도 강렬했다. 호남의 민주당 일당 독점 상태를 썩기 쉬운 고인 물에 비유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조 대표를 맞은 민심의 열기도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인파가 몰리고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많은 이들이 조국을 연호하기도 했다. 이에 고무된 조 대표도 "조국혁신당의 이번 재선거 도전은 진보정권의 분열이 아닌 호남 유권자에게 정치 선택권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지역 정가는 조 대표를 향한 인기가 선거 결과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는 섣부른 판단이라고 진단한다. 조국혁신당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의 기조를 접고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 구도에 나선다면 정의당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추이를 지켜보던 민주당도 차츰 각을 세우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집토끼 지키기'에 나섰다.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으로 민주당만이 지역 발전과 미래를 책임질 유일한 대안임을 확실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호남의 여당에 다를 바 없는 민주당으로선 '정책 카드'가 재선거에 임하는 최상의 선거 전략이라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최근 전당대회를 거치며 불거진 '호남 홀대론'도 이번 재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이 넘어야 할 과제다. 이 때문에라도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또 하나의 정치 선택지'라는 재선거 프레임을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상황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조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호남은 민주당 독과점 정치의 볼모로 잡혀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호남 유권자들의 이 잠재된 불만은 가끔 '제3당 선택'이라는 격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조커는 카드 게임에서 특별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지칭한다. 자신을 호남 정치 혁신의 조커로 써달라는 조국 대표의 호소가 지역 민심에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 것인지 아직은 미지수다. 만일 이번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교두보를 마련한다면 2026년 6‧3 동시 지방선거에서도 다수의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1대 1 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호남 재선거 경쟁 구도는 유권자들 입장에서 봤을 때 일단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인물 경쟁을 위해 좋은 후보를 내겠다고 다짐하고 있고, 민주당 또한 지역 발전과 미래를 책임질 당의 핵심 정책을 재선거 지역구에서 현실화하겠다는 정책 카드를 내밀었다.
누가 더 좋은 사람과 좋은 정책을 내놓느냐로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한 과정이다. 진보세력이라는 한 둥지에 몸담았던 두 정당이 눈살 찌푸려질 이전투구 없이 이 같은 선거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경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조민비조'를 넘어서 지역구에서 경쟁하고 대선에서 함께 하겠다는 조국 대표의 의지 표명에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주목된다. 과연 무엇이 호남의 정치 혁신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최우선으로 삼는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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