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표팀이야?' 홍명보 감독, 전술 부재→졸전 끝 무승부...'클린스만 시즌2' 지켜봐야 하나

금윤호 기자 2024. 9.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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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를 버렸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이지만 첫 출발부터 삐걱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에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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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예상 밖 졸전이 펼쳐지자 생각에 잠긴 듯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MHN스포츠 금윤호 기자)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번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이지만 첫 출발부터 삐걱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에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을 홈으로 불러들여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과 수 많은 도박사들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홍명보 감독은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가 선임하면서 2014 브라질 월드컵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뒤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한사코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고사하던 홍 감독은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구애를 뿌리치지 못하고 수락하면서 이전과 전혀 다른 자세를 취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뒤 울산 HD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기자회견에서 "저는 한국 축구를 위해 저를 버렸습니다"라며 사명감을 불태우기도 했다.

팔레스타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도 홍 감독은 "(3차 예선) 첫 경기고 많은 분들의 기대도 있을 것이다. 다득점을 하도록 준비하겠지만, 무엇보다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 첫 경기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하지만 결과는 답답한 경기력을 이어간 끝에 다득점은 커녕 안방에서 득점 없이 비기고 말았다.

물론 홍 감독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한 지 3, 4일 만에 완벽히 회복하고 다함께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매우 부족했다. 또한 이날 경기가 진행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는 올여름 내내 이어졌던 무더위와 콘서트 개최 등으로 인해 한눈에 봐도 매우 고르지 못했다.

5일 팔레스타인과 경기 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의 걸개를 펼친 관중들

그러나 이 또한 경기를 지켜본 팬들에게는 변명에 불과하고 더 큰 비판을 불러일으킨다. 

올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 당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기 전 독일과 미국 대표팀, 우니온 베를린 등을 이끄는 내내 자신만의 축구 철학과 전술이 없고 선수들 능력에 기댄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았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을 맡은 뒤에도 말만 번지르르 했을 뿐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선수들에게 뚜렷한 계획을 전하지 않으면서 '해줘 축구'가 어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끝에 결국 감독직을 박탈당했다.

5일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 출전한 손흥민(오른쪽)과 이강인

물론 홍 감독은 클린스만 전 감독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울산의 K리그 2연패 등을 달성하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홍 감독은 다시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고 이제 단 한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과 더 호흡하고 훈련을 하면 홍명보 사단의 생각이 선수단에게 전달되고 선수들의 능력도 이끌어낼 수 있다.

다만 이른바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확고한 축구 철학과 전략, 전술 없이 클린스만 체제와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선임 과정 논란으로 인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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