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새 총리, 취임사부터 “아랫사람” 구설수
정책 우선순위 변화 예고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새 총리가 5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새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공개하며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이날 “우리는 지금 심각한 상황에 있다. 이 시기가 프랑스인에게 유용하도록 만들려면 결단이 필요하다”며 향후 정부 운영의 큰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며칠 후 나는 주요 입법 우선순위를 제시할 것”이라며 공공 서비스 접근, 학교 문제, 일상의 안전, 이민 통제, 프랑스인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거론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국민이 총리에게 기대하는 건 “진실을 말하는 것”이라며 “우선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재정 부채와 생태적 부채에 대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새로운 페이지에는 변화와 파열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동시에 여러 정치 진영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 등은 이날 바르니에 총리의 취임사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특히 바르니에 총리가 취임사 도중 좋은 아이디어는 어디서든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랫사람들이 제공한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해결책 덕분에 크고 작은 진전을 이룬 적이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천한 신분’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서다. NFP는 굴복하지않는프랑스,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등 좌파 4개 정당의 연합이다.
녹색당 소속 뱅자맹 뤼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총리님, 공화국에 ‘아랫사람’은 없다”며 “맨 위에 있는 이들은 민중으로, 모든 것, 그리고 당신 위에 있다. 당신은 그 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산당 이안 브로사트 상원 의원은 SNS에서 “아랫사람들 같은 건 없다. 단지 그렇게 경멸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며 “바르니에 총리도 분명히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비판했다.
좌파 연합은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임시 정부’ 두 달 만에 바르니에 총리를 임명하자 “선거에서 좌파 연합이 1위를 차지했음에도 유권자들이 보낸 메시지를 외면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의회에서 바르니에 정부 불신임안을 통과시키겠다고도 경고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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