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벼랑끝' 홍명보호, 구조 헬기 '오만전 대승'뿐[초점]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호가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부터 흔들렸다. 다가올 오만전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만이 지금의 위기에서 잠시 벗어나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18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치르는 3차 예선에서 월드컵 본선행 티켓 8.5장 중 6장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홈-원정 도합 10경기씩을 치러 각 조 1, 2위가 본선 직행 티켓을 가져간다. 5, 6위는 자동 탈락하며 3, 4위 6개국은 남은 2.5장의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한국은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3차 예선 B조서 경쟁 중이다.

한국이 B조에서 압도적인 1강으로 여겨지는 와중에 팔레스타인과 첫 대결을 비긴 것은 큰 충격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96위의 팔레스타인이 펼친 질식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고, 오히려 역습에서 실점할 뻔하며 아슬아슬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야유가 울려퍼졌다. 축협이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K리그 울산 HD 감독을 맡고 있던 홍 감독을 시즌 중에 빼 왔고, 면접 등 선임 절차를 건너뛰었다는 논란이 있기 때문. 홍 감독은 여기에 3차 예선 첫 경기서 아쉬운 경기력으로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거두며 더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

홍 감독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은 것에 대해 경기 후 기자회견서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앞으로 견뎌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6일 오만으로 출국해 10일 오만 원정경기로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오만은 피파랭킹 76위로 팔레스타인의 순위보다는 높지만 역시 조에서 약체로 꼽히는 팀이다.

홍명보호 입장에서 성난 민심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는 방법은 오만전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이다. 3차 예선 역시 조별리그이기에 나중 순위 비교 시 승리 다음으로 골득실, 다득점 등이 중요하다.

약체 오만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거둬 골득실 우위, 선수들의 득점 감각, 축구 팬들의 갈증 해소를 이루는 정도는 돼야 팔레스타인전 충격적인 무승부를 그나마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벼랑 끝의 홍명보호가 생존을 위해 오만행 구조 헬기를 탄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