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재가 오래 뛰면 성균관대가 이긴다?

조원규 2024. 9. 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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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좋았는데….”

성균관대 농구부의 여름은 우울했다. 7월 20일 한양대전 패배 이후로 2승 4패다. 2승의 상대는 상명대, 울산대다. 상위권 경쟁을 펼쳐야 할 경희대, 중앙대, 동국대, 건국대에게 모두 졌다. 점수도 10점 차 이상이었다.

시즌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중앙대, 동국대에게 연패했다. 그러나 빠르게 전력을 추스렸다. 중앙대, 동국대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하며 4연승을 달렸다. 6월 3일 연세대에게 패했지만, 김윤성과 구민교가 정상 컨디션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7월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김상준 성균관대 감독은 “일단 수비가 예전보다 많이 약하다. 공격도 저학년들이 뛰니까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런 점을 보완하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최근 프로팀과 연습경기는 좋았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 최근 연습경기는 좋았다

가장 페이스가 좋은 선수는 4학년 조혁재다. 발만 맞으면 연속으로 터지는 3점 슛이 장점인 선수다. 지난 겨울, 연습경기에서 김 감독이 가장 많이 부른 이름 중 하나가 조혁재다. 장점만큼 과제도 뚜렷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과제는 적극적인 수비와 궂은일 참가다.

수비가 약하면 출전 기회가 줄어든다. 장점을 보여줄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상반기가 그랬다. 대학리그 10경기에서 출전 시간이 15분 남짓이다.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은 슛 감각 유지에도 어려움을 준다. 장점인 3점 슛 성공률이 29.3%에 그쳤다.

드래프트를 앞둔 4학년이라 부담이 크다.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에 미안한 마음도 크다. 그래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한다. 후배들도 그렇다고 한다. “지금까지 경기 일정이 잡혔으니 경기를 했다. 지금은 이기기 위해서 경기를 한다. 이기기 위해서 훈련에 더 집중한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고 했다.

유일한 동기 이현호가 하반기에 뛸 수 없다. 4학년은 조혁재 하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 감독님이 주문하는 수비와 궂은일부터 앞장서야 한다. 프로 진출을 위해 가장 큰 과제이기도 하다.

 

▲ 수비와 궂은일부터

조혁재는 “끈질긴 선수”가 되고 싶다. “끈질기게 수비하고, 궂은일 많이 하고, 3점 슛 기회가 생기면 집중력 있게 넣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렇게 프로에서 오래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프로에는 슛이 좋은 형들이 많기 때문이다. 블루워커 3점 슈터가 되어야 한다.

조혁재는 "수비가 좋아졌다고 느낀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좋아졌는지 물었다. 1대1 수비가 좋아졌고 팀 수비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공격도 좋아졌다. 슛 밸런스가 좋아졌고 컨디션도 올라왔다. "우리 팀이 상반기보다 공이 잘 돈다. 슈팅 기회가 많을 것 같다. 집중해서 두 개 중에 한 개는 넣겠다”는 각오다.

조혁재는 대학리그 남은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고 했다.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연세대나 고려대 한 팀은 잡고 싶다고 했다. 김상준 감독은 “(조)혁재가 많이 뛰면 우리 팀이 이긴다”며 웃었다.

성균관대는 대학리그 상반기 경기당 8개의 3점 슛을 넣었다. 성공률은 30%다. 그러나 조선대와 두 경기를 제외하면 3점 슛 성공은 6.9개로 줄어든다. 성공률도 20%대로 낮아진다. 쓰라린 패배였던 한양대와 경기는 19%의 성공률로 5개만 넣었다. 리바운드도 21개가 적었으니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성균관대는 6일 경희대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경희대는 리그 평균 실점 3위의 팀이다. 1위 고려대와 차이가 0.6점에 불과할 정도로 수비가 좋다. 그런데 3점 슛 허용은 7위다. 성공률도 9위다. 기록만 보면 외곽 수비는 강점이 아니다. 조혁재의 3점 슛이 꼭 필요한 이유다.

조혁재는 경기당 1.1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팀 내 2위다.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 더 많은 3점 슛을 넣을 수 있다. 3점 슛 성공이 많아지면 상대의 수비를 넓힐 수 있고, 림 가까운 곳에서의 공격도 수월해진다. 이건영, 강성욱, 김태형은 림어택이 좋다. 이주민, 김윤성, 구민교는 골밑 마무리 능력이 좋다.

경희대는 7승 3패로 리그 4위다. 성균관대는 1게임 차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이 경기를 지면 1차 목표인 정규리그 4강은 어렵다. 4위 이내에 들어야 홈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를 수 있다. 1차전을 통과해야 연세대나 고려대를 잡을 기회가 생긴다.

3점 슛 성공률을 높이면 내외곽의 공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성균관대의 전문 슈터 조혁재의 활약이 중요한 이유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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