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선발이 25번 등판에 고작 QS 2회라니... 사령탑 작심 발언 "4년 기회 줬는데 많이 부족하다"
오원석은 수진초-매송중-야탑고 졸업 후 2020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 입단부터 제2의 김광현이 될 수 있다는 기회를 받았다. 2년 차인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기회를 받았고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뛴 지 4년째다.
2년 연속 규정 이닝(144이닝)을 돌파했고, 올 시즌도 27경기 6승 9패 평균자책점 5.10, 120이닝 112탈삼진으로 규정 이닝을 앞두고 있다.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지난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원석에게는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었다. 바로 5회를 넘어가면 흔들려 이닝 소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매년 20번 이상의 선발 등판했으나, 선발의 기본적인 덕목이라는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하는 일이 드물었다. 2022년에만 24경기 중 11번으로 두 자릿수 퀄리티 스타트를 했을 뿐, 올해는 25경기 선발 등판해 고작 2번밖에 해내지 못했다.
이에 오원석과 SSG는 심리적인 문제를 원인으로 짚고 있으나, 쓴소리도 좋은 말도 다 해 보아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매년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사령탑도 한계를 느낀 듯했다. SSG 이숭용 감독은 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오원석은 시즌이 끝나면 조금 많이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그동안 오원석에게 계속해서 믿음을 내보이던 이 감독이었으나, 이날은 달랐다. 이 감독은 "지난해 내가 늦게 감독이 돼서 마무리 캠프 등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 선수들 파악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틀을 갖고 움직인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걸 어느 정도 확인했다. 아마 시즌이 끝나면 코치진과 같이 리뷰하면서 방향성을 조금 더 확고하게 잡고 다양하게 고민할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원석의 보직도 그중 하나였다. 실제로 오원석은 매년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시즌 말미에 롱릴리프로 뛰는 일이 잦았다. 이 부분에 대해 이 감독은 "일단 올해 잔여 시즌 (선발 투수)은 오원석과 송영진으로 계속 가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오원석에게 4년 동안 선발 기회를 계속 주고 있는데 지금의 퍼포먼스다. 그러면 모르겠다. 어느 정도 고민해서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선발 투수는 5일을 쉬고 들어오면 그거에 맞게끔 이닝을 채워야 한다. 본인도 노력하지 않는 것 아니겠지만, 지금의 퍼포먼스는 많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후배 송영진(20)을 봐도 변화의 속도가 아쉽다는 판단이다. 송영진은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 졸업 후 2023 KB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SSG에 입단한 우완 영건이다. 송영진은 올해 들어 조금씩 선발 기회를 받고 있는데 18번의 등판에서 3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시즌 성적은 24경기 4승 9패 평균자책점 5.80, 90이닝 64탈삼진으로 부족하지만, 확실히 흡수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직전 경기인 4일 잠실 LG전에서도 2이닝 4실점(2자책)으로 강판당한 오원석을 대신해 올라와 남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 불펜을 쉬게 했다.
이 감독은 "송영진도 4일 경기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했다. (송)영진이는 피드백을 주면 많이 흡수한다. 예를 들어 와인드업할 때 잡동작이 많았는데 그걸 간결하게 하고 있다. 템포 조절, 견제 동작 등도 피드백하면 많이 따라온다. 어제(4일)도 6이닝 동안 완벽하게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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