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 승률로 5강? 그것도 두팀이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한 마지노선은 보통 승률 5할로 잡는다. 승률 5할도 기록하지 못한다면 가을 야구를 꿈꾸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5할을 웃도는 성적을 거두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예도 없지 않다.
올 시즌은 다르다. 4일 기준 리그 4위 두산마저 5할 승률이 무너졌다. 두산은 이날 대구 삼성전에서 5회와 8회 3실점씩 하며 3-7로 졌다. 시즌 막바지 부진이 이어지며 결국 5연패, 64승 2무 65패로 지난 5월4일(18승 19패) 이후 123일 만에 승률 5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성적대로만 끊는다면 4위 두산과 5위 KT까지, 승률 5할이 안 되는 2개 팀이 가을야구에 오른다. 1982년 KBO 원년 이래 승률 5할 미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사례는 6차례에 불과하다. 1989년 삼성(57승 5무 58패·0.496), 1991년 롯데(61승 3무 62패·0.496), 1998년 OB(61승 3무 62패·0.496), 2001년 한화(61승 4무 68패·0.473), 2009년 롯데(66승 67패·0.496) 그리고 2022년 KIA(70승 1무 73패·0.490)다. 어쩌면 이번 시즌 가능할지도 모를 5할 미만 2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5할 미만 포스트시즌 진출’은 대개 최하위 팀까지 전력이 비교적 강한 시즌에 나온다. 최하위 팀까지 호락호락 승리를 내주지 않는다면, 중위권 팀들의 성적은 자연스럽게 다른 시즌에 비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앞서 나온 5할 미만 포스트시즌 진출 6차례 시즌 중 2009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최하위 팀이 승률 4할 이상을 기록했다. 꼴찌가 4할대 승률을 기록한 것 자체가 10차례(양대 리그 제외)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그중 절반 가까운 4차례에서 ‘5할 미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나왔다. 한화가 0.473 승률로 가을 무대에 올랐던 2001시즌 롯데의 경우 승률 0.457로 역대 최하위 팀 가운데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비슷하다. 최하위 키움이 최근 5연패 부진에도 불구하고 승률 4할(0.421)을 기록 중이다. 5연패 직전인 지난달 25일만 해도 키움은 최하위이면서도 53승 67패로 0.442의 높은 승률을 찍고 있었다. 2001년 롯데를 제치고 이번 시즌 키움이 역대 최하위 팀 최고 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나오던 때다.
5할이라는 가을야구 마지노선이 흔들리면서 자연히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이날 기준 승패 마진 -4의 6위 한화(59승 2무 63패), -6의 7위 롯데(57승 3무 63패) 모두 진지하게 극적인 가을 야구 진출을 노리고 있다. 나란히 승패 마진 -8을 기록 중인 8위 SSG(59승 1무 67패)와 9위 NC(57승 2무 65패)조차 마지막 한 달의 기적을 꿈꾼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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