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초코파이', '불닭볶음면'..같은 분쟁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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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 전국 편의점에서 '오리온 더 드래프트' 맥주를 수입 유통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맥주'는 내용물, 제품명, 패키지 등 과거 제품과는 전혀 다른 별도의 상품"이라며 "2023년 일본 오리온맥주사와 한국 기업 오리온과 상표에 관해 합의하면서 출시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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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 정영희씨는 수년 전 일본 오키나와에 가족 여행을 갔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오리온 맥주' 공장에 들렸다. 그때 오리온 맥주 직원에게 한국에 같은 브랜드의 기업이 있어 한국에서만 '오키나와 맥주'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최근 편의점에서 '오리온 맥주'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들었다.
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 전국 편의점에서 '오리온 더 드래프트' 맥주를 수입 유통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 '오키나와 드래프트'라는 이름으로 캔맥주를 판매해왔다. 오키나와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 관광지로 '오리온 맥주'는 현지에서 가장 사랑받는 맥주다. 오리온 맥주 공장은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관광객 등에게 무료 투어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오리온 맥주'는 내용물, 제품명, 패키지 등 과거 제품과는 전혀 다른 별도의 상품"이라며 "2023년 일본 오리온맥주사와 한국 기업 오리온과 상표에 관해 합의하면서 출시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앞서 2014년 당시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은 ‘오리온 맥주’의 상표 등록(등록번호 40-2014-0025782)을 진행했다. 당시 오리온은 상표에 '맥주'라는 명칭을 적고 상표를 출원하면서 ‘맥주, 맥아맥주, 라거비어, 에일(맥주), 유사맥주, 흑맥주’를 포함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과업을 중심으로 오리온이 주류 사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당시 오리온은 "맥주사업 진출 계획은 전혀 없다"며 "타 업체가 상표를 등록해 피해를 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 후 4년 뒤인 2018년 오리온 맥주가 국내에 '오키나와 드래프트'라는 이름으로 맥주를 출시한 것이다. 오리온 측도 현재 국내에 오리온 맥주의 출시 소식을 알고 있으며 상표권에 대해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초코파이의 원조 오리온은 1974년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이후 2년 뒤인 1976년에는 '오리온 초코파이'를 상표 등록까지 했다. 하지만 경쟁 기업들이 연이어 초코파이 카피 제품을 내놨고 1979년 롯데 초코파이 상표 등록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후 오리온은 1997년 롯데의 상표 등록을 무효화 해 달라며 특허 심판과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법원은 "초코파이가 광범위하게 퍼져 '보통명사화'됐다"고 판단했다.
상표권 논란은 최근 K-푸드 열풍이 불면서 한국 제품을 무분별하게 카피하는 중국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삼양식품·대상·오뚜기 등 4개 업체는 한국식품산업협회와 공동 대응을 통해 중국 업체의 불법 카피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바 있다. 중국 법원은 지난해 5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CJ제일제당의 다시다 등을 무단으로 카피한 청도태양식품과 정도식품에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국내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현대자동차가 수년에 걸쳐 '제네시스' 상표권을 두고 진행한 소송이 유명하다. BBQ 역시 사용하진 않았지만 기업 명에 '제네시스'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한 현대차는 2016년부터 치킨업체 제너시스 BBQ를 상대로 수십 건의 상표권 소송을 제기했고 특허 심판원은 소송 중 4건을 제외하고 현대차의 손을 들어주며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전성 시대를 열 수 있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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