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생각하게 만들려 그린다”…철학자에 가까운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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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 빨강 노랑'은 추상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대표작이다.
경계가 뭉개진 다른 크기의 사각형 3개를 쌓아놓은 듯한 이 그림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다.
아들은 이 책에 대해 "아버지가 그림 속 부유하는 듯한 사각형 형태가 지닌 비밀의 단서로 제공해주는 것이라고는 그것이 애매모호하고 예언적 성격을 띤다는 사실밖에 없다"면서도 "예술가이자 사상가로서의 아버지가 발전해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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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창조적 진실
마크 로스코 지음, 크리스토퍼 로스코 엮음, 김주영 옮김 l 위즈덤하우스 l 2만6000원
‘주황 빨강 노랑’은 추상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대표작이다. 경계가 뭉개진 다른 크기의 사각형 3개를 쌓아놓은 듯한 이 그림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다. 이러한 반응을 예상한 듯 로스코는 “나는 예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왔다”는 말을 남겼다.
이 책은 마크 로스코가 1930년대 말~1940년대 초에 집필한 원고를 수십 년이 지나 우연히 발견한 그의 아들이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들은 이 책에 대해 “아버지가 그림 속 부유하는 듯한 사각형 형태가 지닌 비밀의 단서로 제공해주는 것이라고는 그것이 애매모호하고 예언적 성격을 띤다는 사실밖에 없다”면서도 “예술가이자 사상가로서의 아버지가 발전해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고 말한다.
요컨대 이 책은 로스코의 예술론인 셈이다. 예를 들어, 그는 아름다움에 대해 “초상화를 그리는 경우, 아름다움이라는 느낌은 실제 모델과 닮았다는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림에 표현된 어떤 것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예술을 단순히 묘사적인 일화와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영웅적인 문제 때문이다. 예술은 언제나 최종적으로는 일반화라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예술은 어떤 상황에서도 무한성의 차원을 제공해야 한다.”
그림에 대해서는 “예술가 자신의 리얼리티 개념을 조형 언어로 표현한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과학자보다 철학자에 더 가깝다. 과학은 어떤 법칙을 다루는 것에 불과하지만, 철학은 모든 특수한 진실을 단 하나의 체계 안에 통합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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