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운영 학교서 '성 학대 의혹' 2400건···충격에 빠진 '이 나라' 어디?

해당 사진과 무관.사진=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아일랜드 내에서 가톨릭이 운영하는 수백개의 학교에서 성 학대 의혹이 2400건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아일랜드 정부는 큰 충격을 표하며 추가 조사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자 보상 방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1927년에서 2013년 사이 아일랜드 308개 학교에서 884명의 학대 혐의자가 연루된 2395건의 과거 아동 성 학대 혐의가 담긴 700쪽 분량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에 적시된 대부분의 혐의는 현재 아일랜드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거나 이전에 운영했던 42개 종교 교단의 기록에서 나온 것으로, 교사와 사제를 포함해 성 학대 혐의를 받는 남성의 절반이 이미 사망한 상태다.

피해자 중 140명 이상의 생존자 증언은 보고서에 포함됐다. 생존 피해자들은 공포와 침묵의 분위기에서 성추행과 성폭행 등을 당했으며 종종 끔찍한 폭력도 수반됐다고 증언했다. 대부분 50대, 60대, 70대 남성인 생존 피해자 중 일부는 학대와 학대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처음 털어놨다. 생존 피해자 중 다수는 "내 어린 시절은 학대가 시작된 날 멈췄다"고 말했다. 일부 생존 피해자들은 학대가 만연해 있었다면서 종단 지도자 중 일부는 학대를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학대를 조장하고 가담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노마 폴리 아일랜드 교육부 장관은 해당 보고서를 두고 "성 학대에 대한 가장 끔찍한 설명이 담긴 끔찍한 문서"라고 규정하면서 충격을 표했다. 폴리 장관은 정부가 추가적인 학대 조사를 위한 위원회 설립에 들어갈 것이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 계획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단들도 향후 보상 계획에 기여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짚었다.

지난 2022년 아일랜드의 국영방송사인 RTE는 더블린의 명문 사립학교인 블랙록 칼리지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성적 학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이후 아일랜드에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 내 성폭력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현혜선 기자 sunsh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