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주대병원도 응급실 축소, 군의관 ‘땜질’ 실효성 없다

경기일보 2024. 9.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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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이 응급실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

야간과 휴일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거가 진료를 제한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정부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250여명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에 투입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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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전 수원특례시 아주대병원 응급실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응급의료 현장에 긴급 투입했다. 조주현기자

 

아주대병원이 응급실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5일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 운영을 제한하고 있다.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사직과 의료진의 과부하 등에 따라 심폐소생술(CPR) 등 초중증 환자(심정지 환자)만 수용해 진료한다. 시간은 목요일 오전 7시부터 다음 날인 금요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이며, 대상은 16세 이상 성인 환자다. 15세 이하 소아·청소년을 치료하는 소아응급실은 수요일과 토요일엔 오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동안 진료를 중단하는 기존 방식을 유지한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는 14명의 전문의가 근무했으나 의대 증원 사태 이후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남은 11명 중 4명도 격무를 호소하며 사직서를 냈는데 병원 측 설득으로 사직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은 경기 남부권의 24시간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맡는 권역 응급의료센터다. 이 병원 응급실에는 하루 110∼120명의 환자가 들어온다. 이 중 60∼70명은 성인으로 전국 최다 수준이다. 응급 환자의 중증도 또한 전국에서 1∼2위를 다툰다.

이런 병원이 목요일에 심정지 환자 외에 응급실 환자를 받지 않겠다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119 구급대원들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 크다.

의정 갈등이 6개월 넘게 장기화되면서 의료진 부족에 따른 응급실 파행 운영이 현실화되고 있다. 야간과 휴일에 응급실 운영을 중단하거가 진료를 제한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는 ‘병원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응급실 뺑뺑이’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응급실을 제때 찾지 못해 사망한 이들도 나오고 있다.

응급실 상황은 하루가 다른데 정부는 여전히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의료 공백의 원인을 전공의 이탈 탓으로 돌리며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250여명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에 투입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 아주대병원에도 군의관 3명이 배치된다. 하지만 파견 인력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8명에 불과하다. 현장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응급·중증환자 진료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응급실 문을 열어 놓고도 환자를 못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니 미봉책일 뿐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군의관 투입 같은 땜질 처방만 내놓아선 안 된다. 언제까지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게 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하다”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다. 의료대란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인식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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