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시기에 불공평” 트럼프 측 불평에...법원 “선거와 재판은 무관” 일축
“검찰이 증거를 공개 기록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본질적으로 불공평합니다. 대선이 너무 가깝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층 변호인 존 라우로가 얼굴을 붉히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워싱턴 DC 연방지법 타냐 처트칸 판사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선거가 있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선거 과정과 선거 시기는 재판과 관련이 없습니다. 법원은 선거 일정에 관심도 없고 절대 끌려가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대선을 정확히 두 달 앞둔 5일 워싱턴 DC 연방지법에서 트럼프의 선거 불복 혐의 등과 관련한 재판이 열렸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8월 2020년 대통령 선거 불복과 2021년 1·6 의회 난입 선동에 대한 네 가지 혐의(공무 집행 방해 등)로 트럼프를 기소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는 ‘면책 특권’에 해당한다”고 소송을 냈고, 지난 7월 미 연방대법원은 “기소된 내용 중 일부는 면책 범위 내에 있다”며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이 날 법원은 심리를 열고 재판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측은 “대법원의 지적에 따라 사건을 완전히 기각하거나 대선 이후에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특검 측은 “2~3주 안에 관련 서류를 내겠다”면서 재판을 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측은 줄곧 검찰 측 의도를 지적했다. 라우로는 “재판이 서둘러 진행되고 있다”면서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했다. 처트칸 판사는 “우리는 결승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건에는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라우로는 이 사건은 중대한 사안에 관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 대통령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판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자 처트칸은 “나는 미국 대통령직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4건의 기소 혐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처트칸 판사는 연방대법원의 면책 특권 결정에 따라 본 재판을 어떻게 진행해 갈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가능한 한 빨리 계획을 세워 서면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현지에서는 이 재판이 대선 전에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만약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재판은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 범죄는 대통령이 권한으로 법무부를 통해 사건을 기각할 수 있고 퇴임 이후로 재판이 연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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