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평균기온 25.6도… 올여름 더위 가장 혹독

박상현 기자 2024. 9. 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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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일수도 1973년 이후 1위
주말 남서풍…'더운 가을’이어져
9월에도 가시지 않는 더위로 열대야 현상이 발생한 지난 3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 관광객들이 찾아와 파라솔 아래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여름 더위가 ‘역대 최악’으로 꼽힐 만큼 혹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기온과 열대야 등 각종 더위 지표에서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1994년과 2018년을 넘어섰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25.6도), 평균 최저기온(21.7도), 평균 열대야일(20.2일)이 전국으로 기상 관측망이 확대된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는 밤에도 더운 현상이 심해지면서 평균기온 상승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가 평년(1991~2020년 평균·6.5일)의 3배에 달했다. 전국 66개 기상 관측 지점 중 36곳은 올여름 열대야 일수가 지역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낮 더위도 심했다. 올여름 평균 최고기온(30.4도)은 1994년(30.7도)에 이어 2위, 폭염일(일 최고기온 33도 이상·24일)은 1994년(28.5일)과 2018년(31일)에 이어 3위였다. 올해 폭염일은 평년의 2.3배로, 역대 1위를 경신한 곳도 10곳이 나왔다.

올해 더위가 심했던 것은 장마철부터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장마가 끝난 뒤엔 한반도 대기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에 덮여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8월이 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오는 남서풍은 더 뜨겁고 축축해졌다. 올 7~8월 평균 상대습도는 81%로 2018년(76%)보다 5%포인트가량 높았다.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높을수록 더위는 심해진다. 높은 습도는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 상승의 여파다. 올여름 우리나라 해역 해수면 온도는 23.9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이 올해 적었던 것도 더위가 늦게까지 기승을 부린 이유였다. 8월 하순 9호 태풍 ‘종다리’와 일본을 타격한 10호 태풍 ‘산산’이 한반도 주변을 지났지만, 더위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오히려 고온다습한 공기만 밀어넣고 사라졌다.

이번 주말에는 남서풍이 다시 유입되면서 ‘더운 가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최저기온은 21~25도, 최고기온은 25~32도로 예보됐다. 6일 전국에 5~20㎜의 소나기가 예상된다. 주말에도 일부 지역에선 체감 기온이 최고 33도 이상으로 오르며 폭염 특보가 발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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