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야유’ 손흥민, “속상하지만 우리가 결과 바꿀 수 없어”

허윤수 2024. 9. 6. 00: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손흥민과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팔레스타인전에서 나온 팬들의 야유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3차 예선 첫 경기를 무승부로 시작하게 됐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며 본선을 향한 험난한 길을 걷게 됐다. 한국은 오는 10일 오만 원정에서 첫 승리에 재도전한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이기지 못할 땐 누구보다 아쉽고 누구보다 괴로운 밤이 될 것 같다”라며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했고 기회도 많이 만들었다. 안 좋은 부분만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3차 예선이라는 게 상대 팀도 한국 원정을 오면 더 촘촘하게 서서 실점하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우리에겐 풀어야 할 숙제”라며 “당연히 괴롭지만 절대 실망감을 가져선 안 될 것 같다.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9경기가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0 대 0으로 경기를 마친 후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선임 과정 논란이 있는 홍 감독을 향해 지속해서 야유를 보냈다. 또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속상하다”라며 “제가 많은 팬의 입장을 대변할 수도 없고 팬들께서 원하시는 감독님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저희가 결과를 바꿀 순 없는 부분”이라며 “주장으로서 또 팀을 생각한다면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감독 선임에 대해 “분명히 좋다, 안 좋다 생각하실 수는 있겠으나 이미 결정된 과정에서 바꿀 수 없는 부분이고 믿고 가야 한다”라며 “어렵겠지만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경기 후 지속된 야유에 관중석을 향한 뒤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손흥민은 “민재 선수 같은 상황이 다시 나오면 안 되지 않느냐”라며 “팬과 선수의 관계는 좋아야 한다. 한국이라는 팀의 승리를 응원하려고 오셨는데 안 좋은 분위기보다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격려해 주시면 정말 선수들에게 한 발 더 뛸 힘이 분명히 생긴다”라고 전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손흥민이 슈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홈 경기 때만큼은 우리의 적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있어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선수로서도 팬들의 입장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앞서 홍 감독은 유럽파의 체력적인 어려움을 꼽았다. 손흥민은 “감독님께서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면 동료, 팬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최선을 다해 결과를 바꾸고 싶은 게 제 마음이기에 힘들다는 건 핑계라고 생각한다”라며 “한국을 한두 번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아니고 영광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손흥민이 질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홍 감독이 선수단에 전한 말에 대해선 “감독님께서 한마디 한마디 하시는 자체가 어려우실 것 같았다”라며 “선수들에겐 ‘잘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손흥민은 “이제 홈에서 하는 경기도 쉽지 않은 만큼 원정 경기는 더 어려울 거로 생각한다”라며 “단 한 가지 좋으면서 안타까운 건 원정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에 기술 좋은 선수가 많은데도 컨트롤하는 게 어려워서 팬들께서 보시기에도 빠른 템포의 경기를 하지 못했다”라며 “홈에서 할 때만큼은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