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이슬람 대(大)이맘, “폭력에 맞서 지구를 지키자” 공동 호소
모스크에서 가톨릭 성당으로 가는 ‘우정의 터널’ 걷기 행사도
[자카르타=AP/뉴시스] 구자룡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87)과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모스크의 대(大)이맘 나사루딘 우마디(64)는 5일 종교적 폭력에 맞서 싸우고 환경을 보호하기로 약속했다.
두 지도자는 이날 교황의 인도네시아 방문의 핵심이 되는 종교간 우의와 공동의 대의를 위한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2일 로마를 출발해 3일부터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5일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절정에 달했다.
교황이 이날 미사 집전을 위해 자카르타의 겔로라 불카르노 경기장에 도착해 교황 전용차로 트랙을 돌자 약 10만 명의 신자들이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교황이 도착하자 군중들은 ‘비바 파파 프란체스코’를 외쳤다. 예배는 매우 습한 섭씨 33도의 날씨속에 열렸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날 당초 예상한 6만 명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자 미사를 다른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도록 인근 다른 경기장으로 사람들을 보냈다.
이 화면은 지나가는 사람들도 예배를 볼 수 있도록 거대한 주차장에 세워졌다.
교황은 “평화의 문명을 꿈꾸고 건설하는 것을 멈추지 말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동남아 최대 모스크인 이스티크랄에서는 교황과 인도네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6개 종교인 이슬람, 불교, 유교, 힌두교, 천주교, 개신교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교황과 대이맘 우마르는 모스크와 인근 가톨릭 성당인 성모승천 성당을 연결하는 지하 통로인 ‘우정의 터널’을 지나는 종교 화합의 상징적인 행사도 가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이 터널을 종교적 자유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표시로 유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종교적 자유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도전을 받아왔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전날인 지난 1일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예배 장소 거부, 폐쇄 또는 파괴, 신체적 공격 등 최소 123건의 불관용 사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터널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다가가면서 “우정의 터널은 다양한 종교적 전통이 모든 사람의 눈을 빛으로 돌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종파에 “신을 찾아 걸으면서 상호 존중과 상호 사랑에 기초한 개방적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해 달라”며 “항상 위험하고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경직성, 근본주의, 극단주의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격려했다.
두 지도자는 모스크에서 ‘이스티클랄 2024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이스티크랄 선언’은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의 종교간 화합을 위한 새로운 기조가 될 전망이다.
이 선언은 종교가 폭력을 정당화하는데 남용되어서는 안되고, 갈등 해결과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경과 그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촉구하면서 현재의 기후 위기에 대해 인간이 저지른 행동도 비난했다.
대이맘 우마르는 모임에서 이스티클랄 모스크는 기독교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무슬림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회 및 교육 프로그램에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모스크를 ‘인류를 위한 큰 집’이라고 부르며 터널은 다양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용광로라고 말했다.
이 만남에 참석한 다른 종교 대표자들은 공동선언에 서명하지는 않았지만 ‘동행’한 것으로 기록됐다.
인도네시아 2억 7500만 명 인구 중 가톨릭 신자는 약 3%이지만,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가톨릭 신학교가 있는 나라로 오랫동안 가톨릭 교회를 위한 사제와 수녀의 주요 공급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에는 두 번째 방문국인 파푸아뉴기니로 향한다. 9월 13일 로마로 돌아가기 전 동티모르와 싱가포르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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