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로 버티며 일하다 사망"...페인트 공장서 무슨 일이
[앵커]
최근 페인트 공장에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과 노조는 폭염 대책 없는 근무환경 탓이었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김민성 기자입니다.
[기자]
페인트를 만드는 KCC 전주2 공장입니다.
이 공장 안에서 지난달 20일 50대 노동자 한 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끝내 숨졌습니다.
숨진 노동자는 건축용 페인트 색을 내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유족은 폭염에 노출된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주로 일하는 공간, 공장 2층 마감탱크 주변에 냉방설비라곤 고작 선풍기뿐이었단 겁니다.
[이정숙 / 숨진 노동자 아내 : (남편) 죽은 장소 그쪽에 보여주고, 시원한 자리만 보여주더라고요. 그 회사 관계자가. (노조에서) '거기는 극히 일부 일을 하는 시간은 이것밖에 안 된다. 이쪽이다' 하면서 문 딱 열어주고 들어가는 순간에 그 열기 때문에 정말 후끈후끈했었어요.]
주변 동료들도 여름엔 실내 온도가 30도 중반까지 치솟는 환경에서 20㎏ 무게 물건을 나르는 게 예사라고 입을 모읍니다.
노조는 지난 4년간 7번이나 환경 개선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들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실내 온도가 34도를 넘긴 자체 측정 자료도 공개했습니다.
[장일균 / 화학섬유식품노조 KCC 세종지회장 : 누가 어떤 이유로 노동조합의 시설 개선 요구를 묵살하고 거부해 원인을 제공했는지….]
반면 회사는 숨진 노동자의 주된 작업공간이 공장 2층 마감탱크 주변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공조기와 에어컨, 항온항습기가 가동 중인 다른 공간에서 작업하는 비중이 약 70%라는 겁니다.
다만, 선풍기만 있었다는 공장 2층 마감탱크 주변 온도는 최고 30~33도라고 인정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노동환경 실태를 비롯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KCC 전주공장은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 결과를 지켜보고, 또 결과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답했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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