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인사이트]AI 가상 인플루언서의 광고 효과 높이는 법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만 300만 명에 육박하고 인스타그램 게시물 광고 개당 1000만 원을 받는 19세짜리 팝가수로 2020년 한 해에만 130억 원을 벌어들인 사람은 누구일까?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한 이 프로필의 주인공은 ‘릴 미켈라’로 사람이 아닌 버추얼(가상) 인플루언서다.
미켈라는 2016년 혜성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데뷔한 이후 프라다, 샤넬 같은 명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디지털 세대 사이에서 ‘핫 인플루언서’로 등극했다. 2018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미켈라 사례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적용되면서 광고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광고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브랜드의 개성에 완벽하게 맞춰 디자인할 수 있고 새로운 개념으로 특히 젊은층을 타깃으로 할 때 브랜드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 있으며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스캔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의 위험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브랜드가 엔도서(홍보대사나 광고 모델)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이유다.
독일 자를란트대 연구팀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광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소비자가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기 위해 두 가지 연구를 설계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 랑콤과 협업해 비슷한 외모를 가진 인간 인플루언서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각각 엔도서로 활용했다. 그 결과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감도와 광고에 대한 태도 측면에서는 인간 인플루언서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보다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했을 때 그 참신성 덕분에 브랜드의 혁신성 측면에 긍정적 영향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또한 인플루언서가 인간인지, 가상 인물인지를 표기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구분해 참가자들이 표기 없이도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식별할 수 있는지 파악했다. 참가자들은 특별한 표기 없이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종종 인간 인플루언서로 착각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한 불편함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표기가 된 경우에는 불편함이 상당히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버추얼 인플루언서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곤 하는데 정보를 표기해 주면 그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인플루언서의 유형을 버추얼과 인간으로 구분하고 제품의 범주를 화장품과 기술 지향 제품으로 구분해(화장품 제품은 캘빈클라인의 보디로션, 기술 지향 제품은 삼성전자의 스마트 스피커를 선택) 각각의 인플루언서와 제품 사이의 상호작용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술 지향 제품을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소개했을 때 제품과 인플루언서 사이의 일치도가 높았다. 나아가 이때 광고 효과가 더 좋았다. 인간 인플루언서는 화장품을 소개했을 때 일치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감도는 인간 인플루언서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광고가 혁신성 면에서는 더 우수한 것으로 인식됐다. 소비자들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여부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지 않았을 때 이를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고 일부는 불안을 느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술 지향적인 제품이 화장품처럼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체험하는 제품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플루언서와 브랜드의 적합성이 강할수록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와 제품의 조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기사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399호(2024년 8월 15일자)에 실린 ‘버추얼 인플루언서, 기술 지향 제품에 더 효과적’ 기사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한지영 BHC그룹 CMO·기술경영학 박사 jeo0915@naver.com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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