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골키퍼'에 꽁꽁 묶인 한국, 감격한 하마데흐 "韓 상대로 증명해 기뻐"[상암 현장]

[스타뉴스 | 상암=박건도 기자]

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 경기에서 손흥민(왼쪽)이 하마데흐 골키퍼를 제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한국-팔레스타인전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역대급 굴욕이다. 한국은 소속팀이 없어 1년간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에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날카로운 슈팅을 수차례 막아낸 라미 하마데흐는 경기 후 감격에 젖었다.

팔레스타인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한국과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 96위로 상대적 열세인 팔레스타인은 한국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 비디오 판독(VAR) 끝에 득점 취소가 없었다면 경기를 잡을 뻔했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힘든 경기였지만, 팔레스타인은 최대한 인원을 데려왔다. 덕분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왔다. 경기를 보러온 팔레스타인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밝혔다.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의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낸 하마데흐 골키퍼는 "경기를 뛰어 영광이었다. 팔레스타인 국민과 감독, 코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한국-팔레스타인전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전쟁 중인 나라 상황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제대로 이어가지도 못한 골키퍼가 한국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개인 훈련으로 몸 상태를 유지했다는 하마데흐 골키퍼는 "스타 선수들이 많은 한국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승점 1을 챙겨 자랑스럽다. 소속팀 없이 선수 생활을 1년간 했다. 팔레스타인 리그도 멈췄다. 동료들과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책임감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결과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다부브 감독은 "압박 속에서도 팔레스타인은 잘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며 "팔레스타인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라는 희망을 팬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중요한 승점 1을 따서 행복하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팔레스타인 팬뿐만 아니라 한국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팔레스타인을 존중한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하마데흐는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하다.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위해 싸운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달하고 싶다"며 "저처럼 무소속 선수도 뛰어나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오늘 하루가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전 무승부에 대해 다부브 감독은 "아쉽다. 후반전 체력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며 "대한민국의 홈 경기였다. 선수들이 전술을 잘 따라줬다.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두 팀이 공정한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한국-팔레스타인전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홍명보 감독이 경기 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상암=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