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불안한 출발...'약체' 팔레스타인에 0-0 충격의 무승부
10년 만에 복귀한 '홍명보호'가 약체로 평가되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충격의 무승부를 기록, 비판 여론을 잠재우는 데 실패했다. 홍명보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지 못하면서 이어질 중동 팀들과의 일정에 부담을 안게 됐다. 반면 일본은 C조 1차전 중국을 상대로 7-0 대승을 거둬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은 불안하게 출발하게 됐다. 10일 오만과의 B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3차 예선은 월드컵 본선 진출권과 직결돼 중요한 무대다.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는 3차 예선은 상위 2개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3위와 4위는 4차 예선, 5위 이하는 탈락한다. 한국은 B조에 속한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등과 까다로운 중동 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주민규(울산HD)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2선 공격수로 가동됐다.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울산 HD),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중원을 맡았다. 수비는 설영우(즈베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HD), 황문기(강원FC)가 책임졌고, 골문은 조현우(울산HD)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높은 점유율에도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80%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유효슈팅은 팔레스타인과 같이 각각 1개씩 기록하는 등 눈에 띄는 경기력이 부족했다. 오히려 전반 22분 상대의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골을 허용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무효 처리됐다. 한국은 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주민규의 머리에 공이 닿았으나 골문을 빗나갔고, 전반 40분과 43분엔 이강인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에도 기회를 살리지 못해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후반 5분 황인범이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대를 빗나갔고, 후반 14분 골문 앞에서 이강인의 왼발 슈팅 역시 골 포스트 위로 향했다. 후반 19분 주민규 대신 교체 투입된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중앙에서 슈팅했으나 골키퍼에 막혔고, 후반 27분 박스 앞 프리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왼발 슈팅도 골키퍼가 막아냈다. 후반 35분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손흥민이 단독 찬스, 1분 뒤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은 오세훈의 헤더슛 모두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42분 손흥민은 또 한번 골문 앞 결정적 찬스를 맞았으나 골대를 맞혔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이강인 등이 골문을 두드렸으나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FIFA랭킹 23위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에 일방적인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득점은 고사하고 내용적으로도 상대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홍명보호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로 인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 채 출범해 이번 경기 결과가 중요했다. 홍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선수들에게 많은 득점을 주문하겠다"며 다득점 승리를 목표로 했으나 달성하지 못했다.
비판 여론을 잠재우려던 홍 감독의 바람도 무산됐다. 이날 관중들은 홍 감독이 전광판에 비칠 때마다 야유를 보냈고, 5경기 만에 대표팀의 홈경기 매진 행렬도 끊겼다. 경기장에는 약 4,000석이 빈 채 5만9,579명의 관중이 들었다.
한편 일본은 중국과의 C조 1차전에서 7-0 대승을 거뒀다. 일본은 중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인도네시아가 묶여 '죽음의 조'로 평가된 C조에서 기분 좋은 1승을 챙겼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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