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 충돌에 철렁' 김도영, 37호 도루로 40-40 성큼…'10회 서건창 끝내기' KIA, 한화에 4-3 승[광주 게임노트]
[스포티비 뉴스=광주, 김민경 기자]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이 또 베이스를 훔쳤다. 시즌 37호 도루. 김도영은 도루로 KIA의 역전승 발판을 마련하면서 국내 타자 최초 40홈런-40도루 도전을 이어 갔다.
KIA는 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팀간 시즌 15차전에서 이틀 연속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끝내기 승리했다. 선두 KIA는 시즌 성적 77승50패2무를 기록했고, 6위 한화는 2연승을 마감하고 시즌 성적 59승64패2무에 머물렀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이우성(1루수)-서건창(2루수)-김태군(포수)-박정우(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에릭 라우어였다.
주전 2루수 김선빈을 제외한 게 눈에 띄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선빈이가 정말 오랜만에 한번만 힘든지 빼달라고 해서 오늘은 빼줘야 할 것 같았다. 한화전이 본인이랑 안 맞는지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더라. 선빈이는 빼주고 (서)건창이가 들어갔다. 선빈이가 대타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김태연(우익수)-요나단 페라자(지명타자)-안치홍(2루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장진혁(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유로결(좌익수)로 맞섰다. 선발투수는 하이메 바리아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라인업 변화와 관련해 "상대 투수가 뒤늦게 합류해서 우리랑 던져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왕이면, 투수의 폼을 보니까 왼쪽 타자들이 처음 만나면 치기 껄끄러운 폼을 갖고 있다. 타자하고 투수하고 처음 만나면 투수 쪽이 유리하기도 하다. 일단 오른쪽 타자들이 먼저 싸워줬으면 해서 경기 감각이 있는 선수들, 투구 수를 늘려서 5회 아니면 6회까지 가능한 빨리 내리고 상대 중간 투수들도 나와야 하는 것까지 생각했다. 그래서 오른쪽 타자들을 전진 배치하고 그렇게 한번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며 연승 흐름을 선수들이 이어 가길 바랐다.
김도영은 시즌 37호 도루를 기록하면서 40홈런-40도루 대기록까지 홈런 5개, 도루 3개를 남겨두게 됐다. KBO 역사상 40홈런-40도루 대기록을 작성한 선수는 2015년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가 유일하다. 테임즈는 그해 47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김도영은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하며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타자 최초 40-40 타이틀까지 노리고 있다.
김도영은 8회초 수비 과정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던 페라자와 크게 충돌한 뒤 교체돼 걱정을 샀다. KIA 관계자는 "충돌할 때 머리 쪽을 부딪혀 어지럼증으로 교체됐다. 병원 검진 계획은 없다"며 큰 부상은 아니라고 알렸다.
라우어는 본인이 원하는 볼배합으로 최고의 결과를 냈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어제(4일)도 라우어와 분석 미팅을 했다. 아마 오늘 경기는 라우어가 던지고 싶은 위주로 던질 것이다. 포수가 리드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던지고자 하는 스타일로 머리를 비우고 던지고 싶다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 우리나라 타자가 어떤 성향인지는 다 파악했기 때문에 본인이 던지고 싶은 구종, 카운트별로 던져야 하는 공들을 본인이 선택하고 던지게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전적으로 라우어의 판단에 맡겨 보겠다고 했다.
라우어는 6⅓이닝 92구 5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KBO리그 데뷔 이래 가장 긴 이닝을 던지며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5이닝이었다. 이후 곽도규(⅔이닝)-전상현(1이닝)-정해영(1이닝)-장현식(1이닝)이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선취점은 한화의 몫이었다. 라우어가 4회초 2사 후에 안치홍에게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얻어맞았다.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 가다 12타자 만에 처음 허용한 안타였는데, 곧장 득점권 위기에 놓였다. 라우어는 노시환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타를 연달아 얻어맞으면서 0-1 선취점을 뺏겼다. 이때 좌익수 최형우가 포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다리로 차는 꼴이 되면서 포구 실책이 기록돼 노시환이 2루까지 갔다. 계속된 2사 2루 위기에서 라우어는 채은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매듭 지었다.
김도영은 4회말 선두타자로 볼넷을 얻으면서 한화 선발투수 바리아를 흔들었다. 무사 1루 최형우 타석 때 김도영은 2루를 훔치면서 시즌 37호 도루를 기록했다. 최형우와 나성범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나면서 추격 기회가 무산되나 싶었는데, 2사 3루에서 이우성이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적시 2루타로 김도영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1-1 균형을 맞췄다. 계속된 2사 2루에서는 서건창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2-1로 뒤집었다.
KIA는 6회말 달아나는 점수를 뽑았다. 선두타자 최형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가운데 나성범이 중전 안타를 날려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우성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서건창이 볼넷을 얻어 1사 만루가 됐고, 김태군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면서 3-1로 도망갔다.
순항하던 라우어는 7회초 1사 후 채은성에게 3루수 왼쪽 내야안타를 맞고, 장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1, 2루 위기에 놓였다. 그러자 KIA는 곽도규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한화는 최재훈 타석에 대타 문현빈을 기용하며 승부를 걸었는데 문현빈이 좌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3-2로 쫓아왔다. 이도윤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2사 1, 2루에서는 유로결이 중전 적시타를 쳐 3-3 원점으로 돌려놨다.
KIA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나성범이 우전 안타를 날리며 승리의 물꼬를 텄다. 나성범은 곧장 대주자 홍종표와 교체됐다. 김규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서건창이 우익수 오른쪽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한화 선발투수 바리아는 4⅔이닝 84구 5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힌 여파다. 이후 이민우(1⅓이닝 1실점)-이상규(0이닝)-김서현(2이닝)-한승혁(1이닝)-한승주(⅓이닝 1실점)가 이어 던졌으나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김서현인 전광판에 최고 구속 159㎞가 찍히는 등 대단한 활약을 펼쳤으나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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