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국회 맞나”…저잣거리 속어·비속어 대잔치

김동민 기자 2024. 9. 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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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 후 사흘이 지난 5일 상임위별 전체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쏟아낸 속어와 비속어 등으로 여야 안팎에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상당수가 상대 정당과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저잣거리 속어를 동원해 상대를 향해 경멸과 조롱을 퍼붓는 '깡패 같은 국회'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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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빌런, 꼬붕 언급에 민심 폭발
22대 첫 정기국회 상임위 막말 경연장
상대 향한 경멸과 조롱 ‘깡패같은 국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5일 전체회의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개회 후 사흘이 지난 5일 상임위별 전체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쏟아낸 속어와 비속어 등으로 여야 안팎에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상당수가 상대 정당과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저잣거리 속어를 동원해 상대를 향해 경멸과 조롱을 퍼붓는 ‘깡패 같은 국회’가 계속되고 있다.

먼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빌런’과 ‘꼬붕’ 논쟁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청래 위원장을 ‘빌런’이라고 지칭하자, 정 위원장은 야당 법사위원들을 향해 ‘악당의 꼬붕’이라고 맞섰다.

정 위원장은 또 “자신을 ‘빌런’이라고 지칭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회의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히 모욕적”이라고 말한 뒤 “빌런의 사전적 개념을 찾아봤는데 ‘악당, 악한, 악인, 범죄자’다”라며 “매우 불쾌하고 그런 악당 위원장과 회의를 하는 여러분은 악당의 꼬붕인가”라고 했다.

특히 ‘꼬붕(こぶん·子分)’이라는 속어를 사용한 정 위원장은 “진정한 대한민국의 악당은 헌법 정신을 부정한 윤 대통령”이라며 “우리 조상 할아버지들이 일본 국적이라는 노동부 장관을 임명한 것이 헌법을 부정하는 윤 대통령의 악당 행위”라고 한 걸음 더 나갔다.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도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언론에서 정 위원장을 향해 ‘빌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비판하자, 정 위원장은 “저한테 빌런이라고 하는데, 빌런이 윤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강선영 의원(가운데). 페이스북 캡처

이런 가운데 최근 국방위에서 나온 ‘또라이’ 발언도 국회의원의 자질을 의심하게 만든 사례로 등장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비례)을 향해 ‘또라이’라고 비난하면서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행태는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저버린 것”이라며 “동료 의원에게 쌍스러운 막말과 욕설을 남발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국방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큰 절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레닌이 주장한 군주제혁명·토지혁명·빵 혁명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혁명·경제혁명· 복지혁명·평화혁명과 유사한 궤를 하고 있다’라고 발언하자 ‘또라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이처럼 22대 국회 출범 후 쏟아진 막말 사례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정신 나간 국힘’에 이어 전현희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의 ‘지가 뭔데’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22대 국회 초반부터 여야 간 막말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각각 무엇인가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거나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막말과 속어를 사용해야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민 기자 zoomin03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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