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석 빈자리와 야유...‘홍명보’호 불안한 첫 출항
관중석의 빈 자리와 야유가 홍명보호의 불안한 첫 출항을 알렸다.
10년 만에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다시 잡은 홍명보 감독(55)은 복귀전에 힘없이 비기면서 씁쓸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각 조의 1~2위가 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하는 3차예선의 첫 걸음부터 꼬이는 불안감을 남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로 한 수 아래로 볼 수 있는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졸전을 벌이면서 아시아 최다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불안감을 남겼다. 지난 7월 부임해 2027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홍 감독은 2013년 7월 호주와 데뷔전에 이어 복귀전까지 0-0 무승부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는 곳곳에 빈 자리가 눈에 띈 관중석처럼 어수선하기만 했다. 이날 관중은 5만 9579명. A매치가 매진되지 않은 것은 2023년 10월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5만 9018명) 이후 처음이다. 홍 감독이 부임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데다 팔레스타인전부터 일부 관중석의 가격이 인상된 영향이었다.
팬들의 불만은 직접적인 메시지로 확인됐다. 경기를 앞두고 양 팀을 소개할 때 홍 감독이 유일하게 야유를 받은 것은 예고편이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정몽규(대한축구협회장) 나가”를 외친 팬들은 비판의 수위를 점점 높여갔다. 홍 감독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야유가 나온 것으로 부족해 “홍명보 나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선수들을 향하는 응원 구호와 함께 엇갈렸다.
선수들도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볼 점유율에서 78%를 기록할 정도로 주도권을 잡았으나 골문 앞에서 보여주는 결정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전반전 6개(팔레스타인 2개)의 슈팅을 쏟아내고도 유효 슈팅은 팔레스타인과 동일한 1개에 그쳤다. 기대득점(xG) 역시 한국(0.26골)과 팔레스타인(0.23골)이 큰 차이가 없었다.
후반 들어 오세훈(마치다젤비아)이 교체 투입되면서 흐름을 바꾼 게 다행이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그가 최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사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절묘한 패스가 공격의 활기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은 똑같았다. 이강인은 후반 1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노마크 왼발슛을 놓쳤고, 손흥민(토트넘)도 후반 42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종료 직전에는 팔레스타인의 웨삼 아부알리에게 역습 찬스를 허용하기도 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안방에서 패배할 뻔한 위기였다.
대표팀은 7일 이른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오만 무스카트로 이동해 10일 오후 11시 오만과 3차예선 2차전에 나선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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