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신고, 예견된 비극…대책 없나?
[KBS 부산] [앵커]
헤어진 여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이 남성은 흉기를 숨기고 범행 3시간 전부터 여성 집 근처를 서성이는 등 계획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미 세 차례나 교제 폭력 신고가 있었지만, 막지 못한 죽음, 대책은 없는지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헤어진 지 열흘 만에 전 여자 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
범행 3시간 전부터 여성이 사는 오피스텔 안팎을 서성였습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옆에 사장님한테 여쭤보고 다른 분한테 여쭤봐도 조심스럽게 행동했는지 목격은 안 됐거든요."]
당시 남성은 겉옷에 미리 준비한 흉기를 숨겨둔 상태.
오피스텔 주변을 배회하던 남성은 우연히 마주친 음식 배달 기사와 함께 승강기를 타고 피해자의 집으로 올라갔습니다.
문 앞에 둔 음식을 찾으려 여성이 문을 여는 순간,
남성은 순식간에 집으로 침입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남성이 집에 머문 시간은 불과 4~5분 정도.
112에 신고할 겨를도 없이 희생당한 겁니다.
지난 석 달간 숨진 여성이 경찰에 신고한 건 모두 세 차례.
이 같은 비극은 예견됐지만 막지 못했습니다.
실제 최근 3년 반 동안 벌어진 교제 살인 중 범죄 전 폭행 등 피해가 발생한 경우는 42%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교제 폭력 단계에서부터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과 피해자 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재희/부산성폭력상담소장 : "피해자에게 이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할래?' 묻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과 피해자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먼저 나서줘야 한다는 생각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교제 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그래픽:김명진
최위지 기자 (allwa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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