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태우고 침몰’ 우키시마호…일, 79년 만에 승선자 명부 제공
[앵커]
해방 직후 귀향하는 조선인 수천 명을 태운 일본 배 우키시마호가 침몰하면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이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사고 발생 79년 만에 우키시마호 승선자와 조난자 명단 일부를 한국 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신지혜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제 패망 직후 일본에서 강제노동하던 조선인 수천 명이 귀향선인 '우키시마호'에 올랐습니다.
일본 해군이 몰던 이 배는 출항 이틀 만에 교토 인근에서 의문의 폭발로 침몰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선체 인양도 유해 수습도 제대로 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는 아직도 불투명합니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 거주 주민/지난해 4월 : "(폭발 소리에) 놀랐고 무서웠다고 말하면서 교실로 뛰어 들어왔습니다. 신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피해 확인을 위해 유족들이 승선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침몰과 함께 명부도 사라졌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고 79년 만인 올해, 일본 언론인과 야당 의원의 요구로 승선자 명부의 존재가 밝혀졌습니다.
일본이 이 가운데 한국인 승선자·조난자 명부 등 19건을 오늘(5일) 한국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우키시마호 사건과 관련한 명부를 일부라도 일본이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근거 자료가 없어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던 유족들에 대한 재심의와 사건 진상 파악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한영용/우키시마호 유족회 회장 : "재판까지 하면서 명부를 달라고 했지. (일본이) 명부가 없다고 했던 거야. 거짓말한 걸 사죄를 해야 되지, 명부만 줄 게 아니고."]
일본은 앞으로도 자료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는데, 과거 명부 존재를 부인해 왔던 사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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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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