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으로 덥다 덥다 했더니…수치로 확인된 ‘최악의 여름’
1994·2018년 기록 깨고
6~8월 전국 평균 25.6도
열대야 20.2일 ‘역대 1위’
강수량 평년의 82% 수준
‘좁은 곳에 거세게’ 특징
‘시간당 100㎜’ 9건이나
올여름(6~8월)이 1994년과 2018년을 제치고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기록됐다. 전국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 등이 역대 1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여름 비는 장마 때 ‘폭우’로 대부분 집중됐다.
기상청은 5일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특성’에서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25.6도), 평균 최저기온(21.7도), 열대야일(20.2일) 모두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대폭 확충돼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악의 여름으로 꼽혔던 1994년, 2018년의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올여름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았다. 이는 1973년 이래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여름철 평균기온 순위는 1위 2024년 25.6도, 2위 2018년 25.3도, 3위 2013년 25.2도, 4위 1994년 25.1도, 5위 2023년 24.7도로 바뀌었다.
올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는 2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 6.5일의 3.1배에 달하는 수치다. 폭염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의 10.6일보다 2.3배 많은 수치다.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36곳에서 올 여름철 열대야 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서울은 39일 동안 열대야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10곳에서 올 여름철 폭염일수가 역대 1위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올여름은 지난 6월 중순부터 쭉 평년기온을 웃돌며 더웠다. 특히 비가 자주 내려 기온이 낮아지는 장마철에도 대체로 평년보다 더웠다. 남서풍을 타고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대기 중 수증기는 열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면서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고, 이는 열대야로 이어졌다.
장마가 끝난 지난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으로 한반도를 덮으면서 더위를 부추겼다. 햇볕이 강하게 쏟아지는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계속 기온이 높았다.
올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602.7㎜로 평년(727.3㎜)보다 적었다. 평년 강수량의 82.5%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비는 50%가량이 장마철에 내리는데, 올해는 장마철에 비가 집중해 내렸다. 올해 전체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가 장마철에 기록됐는데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올해 장마는 지난 6월19일 제주도부터 시작됐으며 7월27일 전국에서 동시에 종료된 것으로 분석됐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474.8㎜로 평년(356.7㎜)보다 32.5%(118.1㎜) 많았다.
올여름 장맛비는 ‘좁은 구역에 거세게 쏟아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월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비가 1시간 동안 146.0㎜ 내린 것을 비롯해 1시간 강수량이 100㎜를 넘는 사례가 9건이나 있었다.
바다도 뜨거웠다. 한국 주변 해역의 여름철 해수면 온도는 23.9도로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22.8도)보다 1.1도 높았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하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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