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불쏘시개’ 매트리스…난연 매트리스 왜 안 쓰나?
[앵커]
7명이 목숨을 잃은 부천 호텔 화재의 원인을 조사한 소방은 객실 매트리스가 불 쏘시개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였다면 피해를 줄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숙박업소에서는 어떤 매트리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 실태와 문제점을 이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이 난 객실 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유독가스.
복도를 가득 채우는데 불과 83초 밖에 안 걸립니다.
7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천 호텔 화재.
불에 잘 타는 매트리스가 불쏘시개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이영팔/소방청 119 대응국장 :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서 밑에 소파에 침대에 바로 옮겨붙으면서..."]
이 때문에 숙박시설에는 난연 매트리스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난연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 실험해 봤습니다.
먼저 스프링형 매트리스.
가스버너로 불을 붙이자 금세 불길이 번지고, 다 타는데 7분도 안 걸렸습니다.
메모리폼 매트리스 역시 불길이 거세지더니, 6분 만에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다음은 난연 매트리스.
불을 붙인 지 20분이 지났지만 난연 매트리스에는 큰 불길이 번지지 않고 있습니다.
30분 동안 불탔지만, 겉면만 검게 그을린 모습입니다.
[이종성/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장 : "(난연 매트리스는)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 현상을 방지해 재실자들이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눈에 띄는 효과가 있는데 왜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
미국 등에서는 모든 매트리스에 난연 처리가 의무지만 우리나라는 안전 기준조차 없습니다.
[신이철/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 : "각 업체에서 자체 시험을 통해서 담뱃불 시험만을 통과하면 (매트리스) 판매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업체들은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난연 처리로 침대값 상승을 우려하고, 숙박업계는 비싼 매트리스로 교체하기를 꺼려합니다.
[김진우/대한숙박업중앙회 사무총장 : "정부 지원금을 갖다 일부 지원을 하고 본인 부담금은 30%를 부담을 하든가. 그런식으로 지원책도 뒤따라야..."]
무엇보다 중요한건 안전,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지속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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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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