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너절한 돈벌레” 비난에도…북한 주민들 감시 피해 돈벌이 혈안
[앵커]
사실상 배급제가 무너진 북한에서 주민들은 그야말로 먹고 살기 위해서 처절한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이들을 너절한 돈 벌레라고 비난하면서 처벌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몰래 도박장을 차리거나 개구리를 양식하고 마약 밀매까지 나서는 주민들의 돈 벌이를 더 이상 막기 힘든 상황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이어서 고은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간판은 목욕탕으로 걸려 있는데, 안에는 당구장이 차려져 있습니다.
직원들이 몰래 돈을 받고 내기 도박 장소로 제공했다고 합니다.
[장○○/당구장 관리원 : "1인당 만 원씩 받았습니다. (시간은 몇 시까지?) 저녁에 9시부터 12시까지 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직원들이 방역 지침까지 어기면서 돈벌이에 나섰다며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돈만 벌면 된다는 완전히 삐뚤어진 사상을 가진 너절한 인간들이 모여드는 위험한 장소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습니다."]
북한 주민 대상 교육 영상에선, 이처럼 돈을 목적으로 한 각종 위법 행위가 판치는 실태가 확인됐습니다.
교육용 도서를 집필하는 곳에선 보양식으로 알려진 기름개구리를 무허가로 양식했고, 광산의 지배인이 지하자원을 채굴해 팔아먹었다고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은을 밀매하다 적발되자, 공범의 신상까지 공개하며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었다면서 계도에 나서려는 노력도 엿보입니다.
[북한 주민 교육 영상 : "사람이 돈맛을 들이면 공민의 양심도 의리도 헌신짝처럼 저버리게 되며, '돈벌레'나 다름없는 이런 너절한 인간들이 서로 공모·결탁해서..."]
마약 밀매와 사기 등 돈을 노린 범죄마저 성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사상 고수를 해결책으로 내놓은 겁니다.
[박영자/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같은 저발전 국가에서 물질적인 안정이 안 되면 결국 강조하는 건 사상 강조거든요. 물질 세계의 문제를 정신 세계로 극복하라..."]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시기 심화된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대신 사상 교육에만 매달리고 있어 감시망을 피한 주민들의 돈벌이는 통제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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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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