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POINT] "내가 판단해 홍명보 선임" 이임생 이사가 원했던 축구?...졸속 행정 결과=최악의 경기력
[인터풋볼=신인섭 기자(상암)] 졸속 행정의 결과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45분만 놓고 보기 이르지만, 전반은 말그대로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 중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FIFA 랭킹 96위)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주민규가 배치됐고,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바로 아래 황인범, 정우영이 공수를 조율했고, 4백은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황문기가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팔레스타인은 4-4-2 포메이션을 준비했다. 오데이 다바그, 웨삼 아부알리가 투톱으로 나섰고, 타메르 세얌, 아타 자베르, 호나탄 칸티야나이 중원에서 짝을 이뤘다. 수비는 카밀로 살다냐, 오데이 카루브, 미켈 테르마나니, 야세르 하메드, 무사브 알바타트가 나섰다. 골문은 라미 하마데흐가 지켰다.
이날 한국은 최정예 멤버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트넘 훗스퍼에서만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손흥민을 비롯해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3관왕을 차지한 이강인, 바이에른 뮌헨 중앙 수비수 김민재 등 세계 무대를 휘젓고 있는 선수들이 모두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졸전을 펼쳤다. 한국은 이른바 홍명보 감독이 울산 HD 시절부터 비판 받았던 'U자 빌드업'을 추구하며 계속해서 측면과 후방으로 공만 돌렸다. 최전방으로 공이 연결되는 횟수는 적었고, 손흥민, 이강인 등이 빛났던 장면도 없었다.
오히려 팔레스타인의 역습에 고전했다. 한국은 팔레스타인이 전술적으로 준비해 온 역습에 쩔쩔매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고, 결국 반칙으로 끊는 경우가 많았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골을 넣었는데, 그중 4골이 헤더로 만든 득점이었다. 그만큼 측면 크로스와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리는 횟수가 많은 팀이다. 그런 팀에게 계속해서 세트피스 기회를 내줬다. 반대로 한국이 상대 진영에서 얻어낸 세트피스는 코너킥 2번 뿐이다.
실점을 헌납하기도 했다. 전반 22분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야세르 하메드가 헤더한 것을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세얌이 밀어 넣었다. 부심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고, 비디오 판독(VAR) 확인 결과에도 오프사이드가 인정되면서 득점은 취소됐다. 하지만 VAR 확인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최악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전반 45분 내내 한국은 단 4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그중 유효 슈팅은 단 1개뿐이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경기한 것이 아니다. FIFA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의 맞대결에서 나온 슈팅 숫자다.
이임생 기술 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선인하면서 기대했던 축구가 이런 경기력이라는 점은 아쉬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임생 이사는 지난 7월 선임 이유에 대해 "울산은 빌드업, 기회창출 1위이고 미드필더에서 기회 창출을 하는데 능한 팀이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해오던 스타일을 홍명보 감독님이 울산에서 해오고 있다"며 설득력 없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또한 홍명보 선임 과정에 대해 "전강위 최종 후보 3인에 대해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3명 후보자 다 만난다고 하니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결정도 마지막에 김정배 부회장님에게 보고를 했다. 정몽규 회장님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즉, 독단적인 선택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임생 기술이사는 "날 비난해도 좋다. 내 스스로가 결정을 했다. 내 결정에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내 판단에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강하게 말했다. 결국 졸속 행정의 결과는 6만 관중이 모인 상암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드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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