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상암]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피노키홍’…뿔난 축구 팬들 정몽규·홍명보 향해 일제히 야유

강동훈 2024. 9. 5. 20: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팬심은 역시나 싸늘하고 차가웠다. 5일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상암벌을 찾은 붉은악마들은 킥오프를 앞두고 선수단 및 사령탑 소개 영상이 나오는 과정에서 홍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자 거센 야유를 퍼부었고, 또 킥오프와 동시에 일제히 “정몽규 나가”라고 외쳤다.

시작은 홍 감독을 향한 야유였다. 킥오프를 30분여 앞두고 선수단 및 사령탑 소개 영상이 나왔는데, 이 과정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홍 감독의 이름을 부르자 붉은악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야유와 비난을 퍼부었다. 또 붉은악마 응원석에선 ‘피노키홍’ 등 홍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가 걸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스타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 붉은악마들이 열띤 환호와 함성을 질렀던 것과 완전히 대조되는 분위기였다.

홍 감독에 이어 정 회장을 향한 야유도 쏟아졌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직전 붉은악마들은 ‘현대쩌리’ ‘한국 축구의 암흑시대’ ‘축협 느그들 참 가지가지 한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다’ 등 정 회장을 향한 수위 높은 비난의 메시지가 담긴 걸개를 걸었고, 이후 일제히 “정몽규 나가”라고 외치며 원성을 쏟아냈다.

축구협회의 비상식적인 시스템과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싸늘한 팬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3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아 문제가 됐다. 특히 당시 정 회장이 개인적인 인연만으로 독단적으로 선임해 큰 논란이 일었고, 결국 클린스만 전 감독은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부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경질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5월 승부조작범을 포함한 축구인 100명의 사면을 결행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이때 정 회장은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로 인해 많은 비판과 질타가 있었다. 이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달라지지 않았다.




실제 지난 2022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물리적으로 충돌했는데, 이 사실이 영국에서 처음 보도되자마자 곧바로 축구협회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등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축구협회 직원이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전지 훈련 도중 사전에 챙겨간 포커칩 등으로 선수단과 카드 도박을 한 데다, 홈 유니폼을 뒤로 빼돌려 팔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엔 한국이 무려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하는 참사를 맞았다. 이 역시 축구협회가 이해할 수 없는 선택과 결정을 한 것에 따른 결과물이었다. 정 회장은 그러나 역시나 침묵을 지켰고, 뒤로 숨기 바빴다. 도리어 정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축구협회장 4선에 대한 야욕을 보였다.

축구협회는 그리고 지난 7월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당초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기조를 세웠지만, 협상이 번번이 결렬되더니 결국 내국인 감독 선임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홍 감독을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홍 감독을 내정한 게 아니냐는 등 ‘특혜 논란’을 비롯해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가 “홍 감독의 축구 철학, 경력 등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며 “전력강화위에선 국내파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초반부터 거론되었다”며 ‘특혜 논란’을 키웠다. 홍 감독 역시도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지 않았다. 울산 HD 사령탑 시절 떠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지만, 하루 밤사이에 설득에 넘어가 마음을 바꿨다.

성난 팬들은 결국 축구협회와 정 회장, 홍 감독을 향해 일제히 비판과 비난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축구협회는 별다른 입장문을 내놓지 않고 있을뿐더러, 도리어 축구 팬들이 축구협회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다는 비판 댓글을 지우고 있다. 이에 팬들은 이날 상암벌을 찾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한편 축구협회와 정 회장, 홍 감독을 향해 거센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 = 골닷컴, 게티이미지, 대한축구협회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