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훈 건국대 육상 감독 인터뷰 “구간 마라톤 대회 더 많아져야”
“중장거리 키워야 마라톤도 발전”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과 같은 대회들이 많아져야 한다.”
‘한국 장거리 육상 강호’ 건국대를 이끄는 유영훈 감독(국가대표팀 중장거리 지도자·사진)이 ‘어떻게 하면 한국 중장거리를 강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유 감독은 5일 경향신문과의 국제 전화 인터뷰에서 “통일구간마라톤과 같이 긴 거리를 쪼개서 달리는 중장거리 대회가 많이 생겨야 중장거리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제54회 대통령기 전국통일구간마라톤 대회(경향신문 대한육상연맹 공동 주최, SK·스포츠토토 후원)가 오는 8일 열린다. 오전 9시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출발해 경기 파주 임진각까지 이어지는 통일로 46.8㎞ 구간에서 펼쳐진다. 대회는 시도대항전(고등부)과 소속팀 대항전(대학·일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도대항전은 46.8㎞ 구간을 6개 소구간으로 구분해 6명이 릴레이로 뛴다. 성인이 출전하는 소속팀 대항전은 4개 소구간을 4명이 이어 달린다. 유 감독은 “장거리를 뛰려는 어린 선수들이 점점 줄고 있다”며 “마라톤을 강화하려면 중장거리부터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육상은 우상혁(높이뛰기), 김장우(남자 세단높이뛰기), 최병광(20㎞ 경보)까지 최근 끝난 파리 올림픽에 3명만 출전했다. 마라톤은 아예 출전도 못했다. 마라톤 한국 기록은 이봉주가 24년 전인 2000년 세운 2시간7분20초다.
최근 가장 좋은 기록은 박민호(코오롱)가 2023년 수립한 2시간10분13초다. 2시간4~5분대가 즐비한 일본과도 많이 떨어진다.
유 감독은 “마라톤 한국 기록을 깨기 위해서는 800m, 1500m 한국 기록부터 경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800m, 1500m 기록은 이봉주 마라톤 기록보다 더 오래됐다. 800m 기록은 이진일이 1994년 세운 1분44초14다. 1500m는 이보다 1년 전인 1993년 김순형이 3분38초60에 끊었다. 두 개 기록 모두 30여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유 감독은 현재 미국 콜로라도에서 한국 중장거리 선수 6명을 데리고 전지훈련 중이다. 해발 1600m에서 2800m까지 고지대에서 7월31일부터 9월9일까지 훈련하는 일정이다.
유 감독은 “최근 세계 중장거리는 유럽 선수들이 무척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 선수들은 고지적응 훈련을 1년에 5~6차례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어 “충분한 고지훈련, 순위 경쟁보다는 자기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 증설, 구간마라톤대회 추가 개최 등을 통해 한국 중장거리 기록부터 깨야 한다”며 “이재웅(영천시청), 박종학(한국전력) 등 20대 젊은 선수들이 한국 기록을 넘어서야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는 이번 통일구간마라톤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한다. 3연패에 도전하는 건국대는 엄효석 코치가 지휘한다. 한국전력과 2파전이 예상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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