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첫 경기 현장…손흥민엔 '환호' 홍명보엔 '야유'
홍 감독 소개 시 객석에선 야유 터져 나와
경기 직전 관객들은 "정몽규 물러나" 외쳐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홍명보호'가 첫선을 보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선수들을 향한 열띤 환호와 함께 홍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야유가 공존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은 현장 열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치렀다.
잔뜩 먹구름이 낀 날씨 때문인지 경기 시작 3시간 전 서울월드컵경기장 앞은 지난 6월 A매치에 비해 비교적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실제 올해 열린 두 차례의 A매치가 예매가 열린 뒤 얼마 되지 않아 6만5000여석이 매진된 것에 비해, 이날 팔레스타인전은 경기 당일 킥오프 3시간30분 전인 오후 4시30분까지도 티켓 판매 홈페이지에서 5200여 석의 잔여 좌석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 역시 기존과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했다.
설영우의 울산HD 시절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정예은(18)씨는 "지난 3월과 6월 있었던 A매치 당시에도 경기장을 찾았는데 오늘 확실히 사람이 적어 보이긴 한다"고 말했다.
정씨 본인 역시 "보이콧 여론을 알고 있었고, 현장을 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커 친구들과도 많이 대화를 나눴지만, 선수들을 응원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경기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딸과 함께 경기장을 방문한 정혜영(40)씨 역시 "황희찬 선수를 좋아해서 직접 경기를 보러 왔지만, 오기까지 무거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붉은악마' 서포터스로 활동 중이라는 30대 남성 이씨는 "이전 경기 때는 확실히 사람이 바글바글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휑한 느낌이 들었다"며 "감독 선임 문제뿐만 아니라 티켓 가격을 올린 것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태백에서 기차를 타고 3시간 넘게 걸려 월드컵경기장에 도착했다는 권현(39)씨는 "지난 6월 중국전의 경우, 경기 전에 열리는 이벤트를 하나 참여하는 데 짧아야 30분씩 줄을 서야 했는데, 오늘은 5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사람이 적은 것을 체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붉은악마이자 강원FC 서포터스로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양민혁과 황문기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담고 싶어서 경기장을 찾았지만 분명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장 안에서도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반발심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경기에 나서는 선수 소개 막판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등장하는 순간 객석에선 거센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홍 감독 직전에 소개된 손흥민을 향해 이날 가장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기에 더욱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애국가 제창이 끝난 뒤 대형 태극기를 내린 응원단들은 '피노키홍' 'K리그 없이 한국 축구는 없다' '일진놀이 몽규!! 협회는 삼류!! 등이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관객들은 경기 시작 직전까지 "정몽규 물러나"를 외쳤고, 경기가 시작된 후 10여 분이 지난 뒤에도 같은 구호를 외쳤다.
경기 도중 전광판에 홍 감독이 잡히기만 해도 순식간에 객석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장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경기 결과가 좋다고 여론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권현씨는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을 필두로 좋은 과정과 결과를 냈던 것을 모두가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상황에 반발이 더 큰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정혜영씨는 "팔레스타인과 피파 랭킹 차이도 크게 나는 만큼 오늘 경기를 승리한다고 여론이 바뀔 것 같진 않다"고 말했고, 정예은씨 역시 "근본적인 차원의 문제 해결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대한축구협회에 팔레스타인 측의 원정 응원석 요청은 없었던 만큼, 월드컵경기장에선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원정 팬은 쉽게 찾기 어려웠다.
한국 축구 팬들로만 가득한 서울 홈 경기였음에도 홍명보호는 온전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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