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자자가 '부실 판매' 항의하자…"언론 제보 안 하면 30% 보상"
많게는 수십억원을 한 번에 잃은 투자자들이 부실 판매 소지가 있다며 항의를 오래 이어가자 KB 증권은 지난해 투자금의 30%를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투자금을 돌려주는 조건 중 하나가 언론에 제보하지 않는 거였습니다.
계속해서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맨해튼 호텔 펀드'에 노후자금 20억원을 투자한 70대 이모 씨도 한순간에 투자금을 모두 날렸습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성향 조사하는 게 있는데 나는 안정적이다고. 노인들이 다 안정적이죠. (KB증권 직원이) 이걸 '공격적' 그걸로 바꿔야 한다고. 자기가 바꿔놓겠다고.]
지금까지 직원과 쌓아온 거래 관계만 믿은 게 패착이었습니다.
[이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금감원에 (민원을) 해도 답도 없고. 다른 민원이 많아서 6개월 정도 걸릴지도 모른다고. 1년 돼도 대답이 없어요.]
2년 넘게 항의를 이어가자 KB증권은 비밀유지를 조건으로 보상을 제안했습니다.
"언론 등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다" 등을 조건으로 투자금의 30%를 지급하겠단 겁니다.
다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저희도 10억을 투자한 거고. 중소기업에 정말 큰 금액인데. 실제로 그것 때문에 회사 유동성 제약이 있어서…]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부실판매 여부를 놓고 끝까지 다투겠단 입장입니다.
[권모 씨/KB증권 펀드 투자자 : 손발을 묶고 입을 막는 그런 기분이지만. 이게 정말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문제가 많았던 상품이구나. 한 번 싸워보자 해서.]
KB증권은 "비밀유지 조항 등은 다른 금융사도 비슷하게 넣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시장법상 금융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손실 보상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가 없었다면 이런 보상을 하지 않는다"며 "그런 사유가 없었다면 배임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KB증권은 지급액을 높이는 방안을 투자자들에게 안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송민지]
◆ 관련 기사
[단독] '뉴욕 호텔펀드' 990억 전액 손실…'위험성 경고' 쏙 빠진 상품설명서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213698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불통령 추석 선물 싫어요" "받기 싫다는데 스토커처럼" 야권 거부 인증 [소셜픽]
- 전단지 뗀 중학생 송치 논란…"경찰서에 붙이면 어쩔테냐" 민원 폭발 [소셜픽]
- 손자와 탈출, 끝내 숨진 할머니…구조 과정에서 아찔한 순간도
- [단도직입] 이혜훈 "경제 확실히 살아나? 대통령 말씀 다 팩트...국가부채, 전세계가 기적이라고
- "땅이 흘러내리고 있다"…급격한 '지반 이동' 미 부촌 덮친 공포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