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7곳서 오차범위 접전… “15%는 누구 찍을지 미정” [심층기획-美 대선 사전투표 시작]
홍주형 2024. 9. 5. 19:33
해리스·트럼프 잇단 펜실베이니아行
여론조사 양 후보 모두 47%로 동률
승자독식 영향 “한 표라도 더” 총력전
조지아·애리조나 등도 ‘초박빙’ 양상
부동층 향배따라 판세 요동칠 가능성
여론조사 양 후보 모두 47%로 동률
승자독식 영향 “한 표라도 더” 총력전
조지아·애리조나 등도 ‘초박빙’ 양상
부동층 향배따라 판세 요동칠 가능성
“해리스가 집권하면 1929년 스타일의 공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주도 해리스버그에서 폭스뉴스 앵커 숀 해니티가 진행한 대담 형식의 타운홀(Town Hall·유권자와의 만남행사) 행사에서 주장했다. 이틀 전인 2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철강도시 피츠버그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이틀 사이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것이다. 10일 두 후보의 첫 TV 토론도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전 피츠버그를 다시 찾아 지역 커뮤니티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오대호 인근 러스트벨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조지아는 핵심 경합주로 꼽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펜실베이니아(19명)와 그 뒤를 잇는 조지아(16명)에서의 승리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전국에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하고, 각 주에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선거인단을 독식한다. 주별 성향에 따라 민주당이 226명 선거인단, 공화당이 219명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가정했을 때 경합주 선거인단 중 한 명이라도 많은 선거인단을 가진 주가 중요해진다.
특히 최근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여론조사를 보면 이 두 핵심 경합주에서의 초박빙 구도가 눈에 보인다.
인사이더어드밴티지 조사(8월 29∼31일)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에서 각각 48% 동률을 기록했다. CNN 조사(8월 23∼29일, 4일 발표)에서는 조지아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8%,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를 기록해 접전이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50%, 48%로 44%, 43%를 각각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다소 앞섰다.
펜실베이니아는 CNN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47%로 동률을 기록했다. CNN이 노스캐롤라이나를 제외한 6개 경합주를 조사한 결과 조지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모두 오차 범위 내 접전이었다.
승자 독식의 미국 선거구조에서 두 당 모두 선거인단이 6명으로 다소 작은 규모인 네바다를 제외하고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는 꼭 이겨야 하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경합주 중 2016, 2020년 모두 이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만 이긴다고 가정하면 더 그렇다.
WP가 각 기관에서 실시한 122개 여론조사를 취합해 평균을 낸 결과를 볼 때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3%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포인트 우세한 상태다. 모두 오차 범위 내다.
특히 최근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대선까지 미국 전역에서 사용할 선거광고 예산 중 81% 이상을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에 배정한 선거광고 예산이 7100만달러, 조지아주에 배정한 예산이 3880만달러다. 세 번째는 애리조나(1120만달러)로 수치를 보면 대부분 경합주에 예산이 몰렸다.
표심 어디로… 4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노스햄프턴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 행사에서 지지자들이 ‘기회 경제’, ‘앞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방법’ 등이 적힌 파란색 팻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 노스햄프턴=AFP연합뉴스 |
WP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7개 경합주 모두에 골고루 광고 예산을 배정하고 있으나 그래도 펜실베이니아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불허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제철에 보낸 서한에서 이 회사의 US스틸 인수는 미국 철강 업계에 해를 미침으로써 국가 안보 위험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 여야가 초당적으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하는 것은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노동자의 표심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합주 표심 자체가 원래 한 당이나 후보를 확고하게 지지하지 않는 만큼 대선까지 남은 약 2개월 동안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CNN은 6개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경합주에서 투표 의향층의 평균 15%는 아직 누구를 찍을지 확실히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며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선거운동이 대선일까지 9주 동안 최고조에 달함에 따라 상당수 유권자가 견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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