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절박하게 만든 조폭영화, ‘세기의 명작’으로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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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화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다.
하지만 초조하고 절박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영화는 거대한 성공을 이루어냈다.
위 이야기의 주인공은 순서대로 작가-마리오 푸조, 영화사 제작 담당자-피터 바트, 배우-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감독-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그리고 파라마운트 영화사다.
영화 '대부'의 제작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처음엔 키득키득 웃었지만, 잠시 뒤 초조하고 절박했던 사람들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매달린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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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대부’ 탄생 스토리 비롯
- 실패와 간절함을 원동력 삼아
- 성공으로 바꾼 이야기 28편
한 영화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다.
45세 작가는 초조했다. 히트작도 없고, 도박 빚은 늘어갔다. 돈 되는 소설을 쓰겠다는 각오로 범죄소설을 구상했다. 시간도 돈도 없어 자료 수집도 못 하고, 신문·잡지 가십을 조합해 100쪽짜리 깡패 이야기를 썼다.
제대로 된 프로젝트를 맡아보지 못한 영화사 제작 담당도 초조했다. 쓸 만한 원작을 찾던 그는 출판되지 않아 싼값에 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작가를 만났다. 소설은 겨우 5분의 1 정도 완성된 상태라 미심쩍었다. 그러나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절박했던 담당자와 돈이 절박했던 작가는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쉰을 바라보는 배우도 초조했다. 전성기는 지났고, 괴팍한 성격 탓에 제작자와 사이도 안 좋았고, 할리우드에서 한물간 배우로 취급받던 중 깡패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가 출연하든 범죄조직을 미화하는 영화에 출연하면 두고두고 욕먹을 것 같아 유명 배우들이 출연을 거절한 것도 알았다. 이 배우는 주연급으로 캐스팅될 마지막 기회라고 여겨 출연을 자청했다.
또 한 명의 배우도 초조했다. 몇몇 영화에 출연했으나 신출내기 취급만 받았다. 범죄조직 영화에서도 키 작고 지명도가 별로라는 이유로 캐스팅 순위가 낮았지만, 여러 배우가 출연을 고사하며 겨우 기회를 잡았다.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절박함에 목숨 걸고 배역에 집중했다.
감독도 초조했다. 영화 천재 소리를 들으며 친한 동생과 영화사를 설립하고 예술 영화를 만들었는데, 흥행에 참패했다. 돈을 투자한 영화사들이 투자금이 아니라 대출금이라며 돈 갚으라고 협박했다. 그 액수가 너무 커 영화사는 파산 직전이었다. 돈 문제를 해결하려고 그동안 계속 거절했던 지저분한 깡패 영화 프로젝트를 맡았다.
영화사도 초조했다. 처음 생각한 배우들은 출연을 고사했고, 감독은 12명이나 거절했다. 이제 막 첫 장편영화를 찍었고 그조차 흥행 참패한 초짜 감독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감독 배우 제작담당 작가까지 미덥지 못한 프로젝트라 예산도 대폭 줄이고, 촬영 기간도 단축했다.
이쯤이면 영화가 산으로 갈 판이다. 하지만 초조하고 절박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영화는 거대한 성공을 이루어냈다. 어떤 영화팬은 무슨 영화인지 벌써 눈치를 챘을 것이다. ‘대부’(The Godfather)다. 위 이야기의 주인공은 순서대로 작가-마리오 푸조, 영화사 제작 담당자-피터 바트, 배우-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 감독-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그리고 파라마운트 영화사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코폴라 감독의 수상 인터뷰 내용은 이랬다. “이제 진정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진짜 만들고 싶은 영화는 따로 있었던가보다.
영화 ‘대부’의 제작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읽으며 처음엔 키득키득 웃었지만, 잠시 뒤 초조하고 절박했던 사람들이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매달린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이 목숨 걸고 매달려도 결과가 달라질 텐데, 이토록 강렬한 절실함이 모였다.
깊이 연구하고 다채롭게 공부하는 인문학자 곽한영 부산대 교수는 ‘성공의 조건 실패의 쓸모’에서 어제의 실패를 오늘의 성공으로 만든 사람, 숱한 갈등과 실패의 순간에도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한 인물 이야기 28편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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