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김애란 소설가 13년 만의 신작 外
# 김애란 소설가 13년 만의 신작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장편소설 /문학동네 /1만6000원
김애란 작가가 13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세 아이가 서로 의식하고 서서히 가까워지며 잊을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해 가는 이야기다. 책 제목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소설 속 담임이 만든 자기소개 게임을 가리킨다. 새 학기가 되어 학생이 자신을 소개할 때 다섯 개 문장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되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을 포함해 다른 학생들로 하여금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아맞히게 한다. 세 주인공이 처음 서로를 의식하는 계기도 바로 각자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다.
# 양과 늑대의 공존은 가능할까
늑대는 1층에만- 김수빈 글 /김민우 그림 /노란돼지 /1만3000원
큰 홍수가 나 산꼭대기 성으로 피한 양 무리와 늑대 무리는 함께 살게 됐다. 시간이 흐르자 배가 고파진 늑대는 양을 공격했다. 우두머리 양이 성 꼭대기 뾰족탑에서 평화의 보석을 발견해 양과 늑대가 평화롭게 살도록 해달라고 빌었다. 성은 평화를 되찾았다. 100년이 흘렀다. 양은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지만, 늑대는 쇼핑몰이 있는 성 2층과 문화시설이 있는 3층에 갈 수 없었다. 차별받는 늑대들의 억울함, 늑대가 돌변해 양을 잡아먹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가짜뉴스 등으로 갈등이 깊어진 성에 평화가 올까.
# 사소한 일상을 ‘호명’하는 시어
환호하는 봄날이다- 윤종순 시조집 /책만드는집 /1만2000원
2021년 부산시조 신인상을 받은 윤종순 시인의 시조집. 윤종순 시인은 시선이 가고 마음이 닿는 모든 존재로부터 그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고, 하나하나 호명해 그들을 향한 노래를 부른다. 일상의 사소한 것, 흔하디 흔하여 한 번도 경탄의 대상이 되어 보지 못했던 것이 시조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독자도 읽는 동안 일상에서 겪는 일과 다채로운 감정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다. 원문 시조와 영어· 일어 번역을 나란히 놓아둔 시조들도 눈길을 끈다. 시조 형식을 따른 문장 배열이어서 외국어라도 낯설지 않다.
# 동물도 애도하고 사랑할 줄 안다
동물의 감정은 왜 중요한가- 마크 베코프 지음 /제인 구달 서문 /김민경 옮김 /두시의 나무 /2만4000원
죽은 친구에게 애도를 표하는 까치, 장애가 있는 친구를 기다려주며 함께 길을 떠나는 코끼리, 납치된 소녀를 구해준 세 마리 사자, 상어의 공격에서 인간을 지켜준 돌고래 떼, 헌신적인 부모 역할을 하는 흡혈 동물 호주 거머리…. 동물에게 감정이 있다고 설명하는 책. 인간을 ‘감정 사다리’ 맨 위에 올려두려는 생각에 제동을 거는 선도적인 과학자 마크 베코프는 동물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회의론의 혹독한 비판을 받으며 50년 넘게 동물의 감정을 연구했다. 우리가 동물에게 끌리는 이유는 동물의 감정 때문이다.
# 美 기업관리자들 40년 필독서
팀장의 원칙- 로렌 벨커 외 지음 /비즈니스북스 /1만8800원
1981년 미국에서 출간돼 기업 관리자 필독서로 40년 넘게 사랑받은 초장기 베스트셀러. 2005년 국내에서 ‘프로 팀장의 조건’으로 선보였고, 이번에 재출간됐다. 이 책은 팀장으로서 성공하는 여섯 가지 비결을 설명한다. 재능이나 열정 부족을 탓하는 대신, 관리자로서 본인 유형을 파악하고, 성과에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며, 효율적인 소통을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명확하고 공정하게 설계하며, 자기 브랜딩을 통해 내 역할에 설득력을 더하고, 가능성을 믿고 내면을 단단히 하라고 조언한다. 실무는 프로지만 관리는 아마추어인 팀장과 막 팀장이 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
# 초등시절, 공부정서의 골든타임
초등 공부 정서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이서윤 지음 /카시오페아 /1만9000원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어렵니?” “왜 집중을 못 하니?” “다음에는 노력해서 100점 맞자!” 부모가 아이들에게 공부 시킬 때 무의식중에 뱉어낸 이런 말은 아이의 공부 정서를 해친다. ‘공부 정서’란 부모와 아이의 관계, 소통 방식, 문제 해결 요령, 감정을 처리하는 과정을 포괄하는 영역이다. 현직 초등교사이자 자녀 교육 분야 전문 멘토인 저자는 공부에 대한 첫인상이 만들어지는 초등학교 시기는 공부 정서를 키우는 골든타임이며, 이를 위해 부모의 양육 태도 및 대화법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부하라는 잔소리로 관계가 멀어지고, 아이의 공부 정서가 악화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뿐이다.
# 진짜 세상을 몸으로 겪은 목사
목사님의 택배일기- 구교형 지음 /산지니 /1만8000원
“교인들이 일주일 동안 어떤 일상을 살다가 주일에 교회당으로 나오는지 이해하게 됐다.” 목회자·사회운동가로 30여 년을 살아온 50대 목사가 평일에는 1t 트럭 가득 택배 상자를 싣고 왕초보 택배 기사로 일한다. 목사일 땐 몰랐던 교회 밖 세상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낀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교형 목사는 택배 일을 통해 ‘진짜 세상’을 경험하며 종교와 종교인에 대해, 이웃에 대해, 땀 흘리는 노동에 대해 생각한다. 한 종교인이 치열한 세상에서 깨달은 삶의 이치와 땀 흘리는 노동의 가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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