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 장밋빛 전망 접고 내수부터 살려라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보다 0.2% 줄어들었다.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 중인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5일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이어진 플러스 성장 기조가 깨진 것이다. 2분기 역성장의 주요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이 지목됐다. 민간소비는 0.2% 축소됐고, 건설·설비 투자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소폭 증가했지만 수입이 더 많이 늘은 것도 경제성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기 대비 1.4% 감소해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질GNI가 감소했다는 것은 국민들의 지갑이 더 얇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아쉽게도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정부 2.6%, 한은 2.4%) 달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수출은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내수 부진이 심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내려잡아야할 상황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우리의 경쟁력과 성장 추세를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지표들을 보면 장밋빛 전망이란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민생고도 심각해져 서민과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시국'보다 더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2분기 충격적인 성적표는 내수 회복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수출도 중요하지만 수출에만 의존한 외끌이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 경제가 연간 목표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내수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안일한 장밋빛 전망을 접고 내수 살리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시늉만 내는 것이 아닌, 과감하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고, 소득을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부와 한은이 머리를 맞대 내수 부진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제시해야할 시점이다.